부활하는 자문사…강세장에 수백억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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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자문, 상반기 수익률 24.6%
토러스·파베르도 코스피 상승률 앞서 카이자문은 한 달새 460억 모아
중소형주 줄이고 대형주 확대 "IT관련주 2~3년 더 간다"
토러스·파베르도 코스피 상승률 앞서 카이자문은 한 달새 460억 모아
중소형주 줄이고 대형주 확대 "IT관련주 2~3년 더 간다"
2001년 설립된 토러스투자자문(설정액 2900억원)은 지난 4월과 5월 두 명의 자산가에게서 각각 220억원과 180억원의 ‘뭉칫돈’을 넘겨받았다. 이들은 지난 몇 년간 1억~2억원을 맡겨 토러스의 ‘투자 실력’을 확인한 뒤 여러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에 맡겼던 돈을 빼내 토러스에 ‘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높은 수익률을 올린 토러스, 카이투자자문, 이룸투자자문 등 투자자문업계의 ‘신흥 강자’에게 자산가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 탓에 올 들어서만 5조4000억원이 빠져나간 국내 공모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토러스자문 3년 수익률 210%
17일 미래에셋대우증권(자문사 대표계좌 기준)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자문은 올 상반기에 23.18%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8.03%)과 일반주식형 공모펀드 수익률(14.14%)을 압도했다. 옛 동양증권(유안타증권) 출신 김영민 대표와 애널리스트 7명이 운용하고 있는 이 회사의 최근 3년 수익률(2014년 7월~2017년 6월 말)은 210.03%에 달한다.
조세훈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투자운용본부장(CIO)이 이끄는 이룸투자자문도 같은 기간 24.65%의 수익을 올렸다. 웬만한 공모펀드보다 큰 1000억~2000억원대 자금을 운용하면서도 상반기에만 20%대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설정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84.56%의 수익을 올린 카이투자자문은 500억원 한도로 자금 모집에 나선지 한 달 만에 46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500억원을 모으면 내년 말까지 추가 자금은 모집하지 않겠다”는 소식에 자산가들이 앞다퉈 돈을 맡겼다는 설명이다. 이룸투자자문은 별도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960억원을 모았다. 토러스투자자문도 최근 1년 동안 600억원을 유치했다.
◆대형주 비중 늘려 수익률 ‘대박’
상당수 투자자문사는 그동안 덩치가 큰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발 빠른 종목 변경’으로 삼고,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했다. 운용 규모가 작은 점을 활용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썼다. 하지만 중소형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타이밍 등에서 엇박자가 나면 수익률이 고꾸라지곤 했다.
토러스, 이룸 등 신흥 강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토러스는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비중 45%)와 KB금융(8%), 이마트(7%) 등 대형주 비중이 87%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비중(75% 안팎)보다 12%포인트나 높다.
이룸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중을 50%씩 나누고 있다. 신성원 이룸투자자문 과장은 “한 중소형주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5%를 넘으면 기계적으로 비중을 낮추는 내부 변동성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투자로 유명세를 탄 카이도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2014년 투자해 6배의 수익을 안겨준 코스닥 상장사 톱텍의 비중을 최근 대폭 낮추고 LG디스플레이 등 대형주 비중을 높였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종목도 20개 안팎에서 최근 36개로 늘렸다. 이 회사는 한 종목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이상 담지 않고 있다.
이들 ‘신흥 3인방’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종목은 대형 정보기술(IT)주와 IT 장비·소재주다. 문정식 카이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은 “IT 관련주는 2~3년 뒤에도 확실히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자문사
투자자가 ‘알아서 투자해 달라’고 맡긴 자금을 운용하거나 투자자에게 투자상담을 해주는 회사다. 자산운용사 라이선스를 갖고 주식·채권·외환·원자재 등의 자산으로 롱쇼트 전략을 펴는 헤지펀드, 자산운용사에 비해 진입 문턱이 낮다.
김우섭/조진형 기자 duter@hankyung.com
최근 몇 년간 높은 수익률을 올린 토러스, 카이투자자문, 이룸투자자문 등 투자자문업계의 ‘신흥 강자’에게 자산가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 탓에 올 들어서만 5조4000억원이 빠져나간 국내 공모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토러스자문 3년 수익률 210%
17일 미래에셋대우증권(자문사 대표계좌 기준)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자문은 올 상반기에 23.18%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8.03%)과 일반주식형 공모펀드 수익률(14.14%)을 압도했다. 옛 동양증권(유안타증권) 출신 김영민 대표와 애널리스트 7명이 운용하고 있는 이 회사의 최근 3년 수익률(2014년 7월~2017년 6월 말)은 210.03%에 달한다.
조세훈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투자운용본부장(CIO)이 이끄는 이룸투자자문도 같은 기간 24.65%의 수익을 올렸다. 웬만한 공모펀드보다 큰 1000억~2000억원대 자금을 운용하면서도 상반기에만 20%대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설정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84.56%의 수익을 올린 카이투자자문은 500억원 한도로 자금 모집에 나선지 한 달 만에 46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500억원을 모으면 내년 말까지 추가 자금은 모집하지 않겠다”는 소식에 자산가들이 앞다퉈 돈을 맡겼다는 설명이다. 이룸투자자문은 별도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960억원을 모았다. 토러스투자자문도 최근 1년 동안 600억원을 유치했다.
◆대형주 비중 늘려 수익률 ‘대박’
상당수 투자자문사는 그동안 덩치가 큰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발 빠른 종목 변경’으로 삼고,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했다. 운용 규모가 작은 점을 활용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썼다. 하지만 중소형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타이밍 등에서 엇박자가 나면 수익률이 고꾸라지곤 했다.
토러스, 이룸 등 신흥 강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토러스는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비중 45%)와 KB금융(8%), 이마트(7%) 등 대형주 비중이 87%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비중(75% 안팎)보다 12%포인트나 높다.
이룸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중을 50%씩 나누고 있다. 신성원 이룸투자자문 과장은 “한 중소형주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5%를 넘으면 기계적으로 비중을 낮추는 내부 변동성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투자로 유명세를 탄 카이도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2014년 투자해 6배의 수익을 안겨준 코스닥 상장사 톱텍의 비중을 최근 대폭 낮추고 LG디스플레이 등 대형주 비중을 높였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종목도 20개 안팎에서 최근 36개로 늘렸다. 이 회사는 한 종목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이상 담지 않고 있다.
이들 ‘신흥 3인방’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종목은 대형 정보기술(IT)주와 IT 장비·소재주다. 문정식 카이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은 “IT 관련주는 2~3년 뒤에도 확실히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자문사
투자자가 ‘알아서 투자해 달라’고 맡긴 자금을 운용하거나 투자자에게 투자상담을 해주는 회사다. 자산운용사 라이선스를 갖고 주식·채권·외환·원자재 등의 자산으로 롱쇼트 전략을 펴는 헤지펀드, 자산운용사에 비해 진입 문턱이 낮다.
김우섭/조진형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