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보험 기준 오락가락…의사들 "심평의학"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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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똑같은 진료에도 병원 따라 진료비 삭감 판단 부지기수
"AI 왓슨도 한국선 소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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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의사는 “심평원의 기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심사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 사이에서 심평의학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는 배경이다. 심평의학은 심평원의 과도한 권한과 부실한 심사 기능을 비꼬는 말이다.

문제는 심평원의 심사 기준에 대한 불신이다. 의학적 기준에 따라 정당한 진료를 해도 진료비를 못 받는다는 불만이 많다. 의료기관의 이의신청 건수는 2012년 51만7394건에서 지난해 93만3461건으로 급증했다.
심평원 권한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본래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 7월 출범 당시 1124명이던 직원 수는 2449명으로 두 배가 됐다. 이 중 심사인력은 24%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등 민간보험 심사로 영역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환자 정보 등을 민간보험 심사에 활용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민간 보험사의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잇따른 직원 비리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월 부산지방검찰청은 신약의 약값 등 내부 정보를 외부에 전달하고 돈을 받은 심평원 직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달 5일에는 전남지역에서 돈을 받고 불법 사무장병원 운영을 눈감아준 심평원 직원이 적발됐다. 몸집 커진 심평원의 기형적 구조가 심평의학이라는 유행어를 만든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이지현 바이오헬스부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