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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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SNS) 계정을 보유한 사람 10명 중 3명은 SNS로 인한 피로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다른 실속도 없는데 SNS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는 이유에서다.

◆ 실속 없는데 시간·노력 지나쳐

5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SNS 계정을 가진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1.7%가 SNS 피로증후군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SNS를 통해 과다한 정보와 개인의 사생활을 공유하게 되면서, 중독현상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26.9%)보다는 여성(36.4%), 특히 20대 여성(39.2%)과 30대 여성(38.4%)이 느끼는 피로감이 큰 편이었다.

SNS 피로증후군을 느끼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별다른 실속이 없는데 SNS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 같다는 생각(40.9%, 중복응답)이 들 때'였다.

너무 많은 정보들 때문에 피곤함을 느끼고(33%)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모습만 골라서 자랑하듯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짜증나며(32.1%),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부담감을 느끼는(31.9%) 것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28.6%)도 피로감을 느끼는 중요한 이유였다. 이런 의견은 2015년(21%)에 비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SNS에 올라온 타인의 일상 중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주로 해외여행(73.5%, 중복응답)과 값비싼 취미생활(55.8%), 고급스러운 식사와 파티(53%), 근사한 집(43.6%)에 관한 자랑들이었다.

◆ 타인 시선 의식해야 해 피곤

굳이 피로증후군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더라도,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SNS 활동에 지쳐있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7.4%는 SNS에서 모두들 자신의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SNS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인식은 2015년 조사(61.2%)에 비해서 더욱 커졌다.

특히 여성(72%)과 30대(73.6%)가 SNS에서는 모두 행복한 모습만을 내보이려 한다는 생각을 많이 내비쳤다.

반면 SNS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바라보는 사람들(8.2%)은 매우 적었다. SNS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결국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일 뿐이라는 생각이 큰 것이다.

실제 3명 중 1명은 자신이 이미 만들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SNS에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34.3%), 주로 SNS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말과 사진 등을 올리는 편(35.6%)이라고 답했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면서 글과 사진을 게재하는 태도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절반 가까이(45.9%)가 요즘 사람들은 리트윗(RT)이나, 좋아요(Like)를 얻기 위해 업로드 내용에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올린 글이나 사진에 누군가 반응을 보였을 것 같아서 수시로 확인한다는 SNS 이용자(43.4%)도 다수였다.

SNS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38.7%는 앞으로 SNS를 계속 사용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5년 조사(29.7%)에 비해 증가한 결과다.

SNS를 계속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여성(남성 36.7%, 여성 40.7%)과 20~40대(20대 40%, 30대 43.2%, 40대 39.4%, 50대 32.2%)에서 보다 뚜렷했다.

반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SNS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이용자도 여전히 31%로 조사됐다.

평소 주로 사용하는 SNS는 페이스북(65.8%, 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다음으로는 카카오스토리(57.6%)와 네이버 밴드(41%), 인스타그램(39.9%), 블로그(38.9%), 트위터(20.8%) 순이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