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신발 제조업체 화승인더스트리가 벤처캐피털을 세워 투자사업에 뛰어든다. 보유 현금 등을 활용해 부산 지역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부회장은 최근 벤처캐피털인 에이치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100억원이며 부산 화승인더스트리 본사에 둥지를 틀었다. 현 부회장이 직접 대표를 맡았다.

화승그룹 핵심 계열사인 화승인더스트리는 아디다스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신발을 납품하는 업체다. 필름 및 화학 사업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승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을 설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풍부한 보유 현금을 활용해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화승그룹 오너 3세인 현 부회장은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로 인해 화승인더스트리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1조112억원으로 2015년보다 35%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781억원으로 76% 확대됐다. 신발 접착제 등을 자체 생산하는 등 생산 공정을 수직 계열화한 게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덕분에 화승의 이익잉여금은 2015년 897억원에서 지난해 말 1315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화승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최근 인도네시아 생산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베트남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인베스트먼트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화승그룹과 함께 성장할 만한 기술을 갖춘 회사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