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도입 희망 학교 줄이어…시범 운영 12곳보다도 많아
인접 학교 손잡고 특성화·맞춤수업…"학생 만족도 80∼90%"


문재인 정부 대표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의 본보기로 꼽히는 서울시교육청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에 대한 일선 학교의 반응이 뜨겁다.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은 개별 학교 단독으로 개설·운영하기 어려운 교과목이나 특화과목을 인접 학교끼리 손잡고 함께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이 넓어진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의 최근 수요조사에서 앞으로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새로 운영해보겠다고 밝힌 고등학교는 13개교로 파악됐다.

이중 구현고와 휘봉고·여의도고·여의도여고·배화여고·신광여고·석관고 등 7개교는 당장 올해 2학기부터 운영하고 싶다고 했고, 경기고·건대부고·광양고·자양고·금호고·도선고는 내년 1학기 시행을 희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범 도입된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학교는 현재 12개 고교다.

기존에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학교보다도 많은 학교가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학교 간 수업시간을 조정하고 소속이 다른 학생들의 출결·안전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등 교육과정 도입에 따르는 행정 부담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학교는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의지가 매우 크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2학기부터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학교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인접 학교 간 협의를 마치는 등 어느 정도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르면 이달 중순 7개교 안팎을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시행 학교로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교과목 1개당 강사비, 운영비 등 명목으로 최대 2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운영되는 교과목을 보면 3D모델링, 로봇기초, 사회과학방법론, 국제관계와 국제기구 등으로 다양하다.

하나같이 수업비용이나 전문강사를 구하는 문제 등 때문에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어도 개별학교 차원에서 수업을 꾸리기 어려운 과목이다.

이런 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시교육청의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이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의 초기모델로 평가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은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과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을 한데 묶은 것이다.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은 개별학교 내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도록 하는 제도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집을 통해 고교학점제를 선택형 교육과정 확대 차원에서 단계별로 추진할 중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이 구상에 따르면 1단계는 학교 내 맞춤형 선택 교육과정, 2단계는 학교 간 연합 교육과정 운영, 3단계는 지역사회 연계형 교육과정 운영, 마지막 4단계는 온라인 기반형 교육과정 운영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고교학점제를 설명하면서 "서울과 경기, 세종 등에서 시범 시행되고 있는데 학부모도 만족한다"면서 "중장기 교육정책으로 무리가 없다"며 서울시교육청 사례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은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어 학생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참여학생의 80∼90%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