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분야 1위에 올랐다.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전통의 강호’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각 선두 자리를 지켰다.

삼일PwC 대형 증권사 제치고 2위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CS는 국내 시장에서 대형 M&A 거래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도 꾸준히 중대형 거래를 성사시켜 M&A 재무자문 분야 선두를 탈환했다. 1분기 LG실트론(6200억원)과 금호타이어(9550억원) 매각을 자문한 데 이어 2분기 더블유게임즈가 9281억원에 인수한 미국 게임업체 더블다운의 매각 자문 실적을 추가했다.

중소형 거래를 꾸준히 자문한 삼일PwC가 증권사들을 제치고 재무자문 2위를 차지했다. 삼일이 상반기 자문한 거래 건수는 11건(1조4027억원)에 달했다. 완료 기준으로는 1위였다. 베인캐피털의 휴젤 인수 자문(9247억원) 등 2건의 거래를 자문한 BOA메릴린치가 지난 1분기 선두였던 골드만삭스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법률자문 분야에서는 5조7979억원, 25건의 거래를 자문한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발표 기준 1위에 올랐다. 지난 1분기 1위였던 법무법인 광장은 5조4171억원(25건)의 실적을 내면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법무법인 세종(3조1614억원, 23건) 태평양(2조6943억원, 24건) 율촌(1조9985억원, 12건)이 뒤를 이었다.

회계자문 분야에서는 삼정KPMG가 5조1265억원(16건)의 M&A 실사를 맡아 액수와 건수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1위였던 삼일은 4조3756억원(12건)의 실사를 수행하며 2위에 올랐다.
[마켓인사이트] '빅딜 가뭄' 속 CS, M&A재무자문 1위…NH증권, 주식발행…KB증권, 채권발행 선두
KB증권, IPO 부문서 깜짝 약진

ECM에서는 ‘전통의 강호’인 NH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IPO)에서는 KB증권이 약진한 반면 IPO의 3대 강자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파란이 일어났다.

NH투자증권은 ECM 대표주관 실적으로 1조6259억원을 올렸다. 실적 및 건수(13건) 모두 가장 좋은 결과를 냈다. 역대 2위 규모 IPO인 넷마블게임즈(공모 규모 2조6617억원), 두산중공업의 5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상반기 ECM 빅딜을 휩쓸었다. 2위는 9307억원의 실적(11건)을 올린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한항공 유상증자(규모 4577억원), 삼성증권 유상증자(3383억원) 등에서 실적을 쌓았다. 3위는 넷마블게임즈 IPO 대표주관을 맡은 JP모간이 차지했다. ING생명보험의 IPO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는 공동 4위에 올랐다.

IPO에서는 역시 NH투자증권이 1등을 차지한 가운데 KB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최대 코스닥 IPO인 제일홀딩스를 비롯해 총 3건의 대표주관을 맡으며 5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IPO 1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중소형 IPO 5건의 대표주관을 수행하긴 했지만 대형 IPO 주관을 맡지 못해 6위에 그쳤다.

한투·미래에셋 DCM서 2위 경쟁

DCM에서는 KB증권이 217건, 8조6894억원어치 채권(특수채·은행채 제외) 발행을 대표로 주관하며 1위를 유지했다. 2위인 한국투자증권과의 주선 규모 차이를 2조7429억원으로 벌리며 시장점유율 19.74%를 기록했다.

KB증권은 일반 회사채(SB) 부문에서 대규모 발행을 잇따라 맡으며 실적을 쌓았다. 일반 회사채로는 역대 최대인 LG화학의 8000억원어치 채권 발행 주관을 맡았고 한화생명의 5000억원어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동부화재(4990억원)와 현대해상(5000억원)의 후순위채 등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이 회사는 SB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부문에서 1위,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치열하게 2위 경쟁을 벌였다. 한국투자증권은 5조9465억원, 미래에셋대우는 5조4682억원어치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다. 양사의 주선 규모 격차는 약 5000억원이다. SK증권은 상반기 8840억원어치 ABS 발행을 대표 주관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정소람/이고운/김진성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