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커피에 적신 휴지를 친환경 종이 배터리인 ‘슈퍼 커패시터’로 만드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슈퍼 커패시터는 전기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하고 공급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말한다.

전력을 모아 필요할 때 방출하고 전원이 끊겼을 경우 소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블랙박스, 전기 자동차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슈퍼 커패시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활성화 물질로 수산화칼륨(KOH)이나 염화아연(ZnCl2)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을 주로 사용해 작업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었다.

또 부식이 심해 설비 시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등 높은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했었다.

이번 기술은 흘린 커피를 닦기 위해 휴지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공동 연구팀은 커피 속에 있는 알칼리 금속이온을 활성화 촉매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활성탄소를 생성, 커피에 적신 휴지를 가열해 친환경 종이 배터리 슈퍼 커패시터를 만들어냈다.

새로 개발한 슈퍼 커패시터는 셀룰로오스 종이만을 탄화시켰을 때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유연성(flexible)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처리 없이 종이만 태웠을 때 보다 2배나 높은 정전용량을 보였고 1만 회의 충·방전 후에도 전지용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 배터리 수명이 더 길어지고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거나 버려지는 휴지를 재활용해 제작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영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연구관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식물 바이오매스의 35〜40%가 셀룰로오스로 구성돼 있다"며 "전극 소재인 셀룰로오스 종이를 얻는데 목재를 이용하면 배터리 제작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기술로 국내 특허출원을 마쳤고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SCI(과학논문인용색인) 국제저널인 ‘ACS(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지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