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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F 차익거래로 빚어진 통계 왜곡…증시 '큰손' 매매동향 "못 믿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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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매동향에 ETF는 제외
    우본, 2조 규모 ETF 매수한 뒤 주식으로 바꿔 즉각 전량 매도
    주식 매도 금액만 통계로 잡혀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지난 4월 말부터 50여 일간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2조원가량을 쓸어담았다. “최근 증시의 승자는 외국인”이란 얘기가 투자자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ETF 차익거래로 빚어진 통계 왜곡…증시 '큰손' 매매동향 "못 믿겠네"
    하지만 “기관은 국내 주식을 팔고, 외국인은 샀다”는 최근 통계에 심각한 왜곡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 통계에 잡히지 않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차익 거래가 크게 늘어난 탓에 통계가 뒤틀린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우정사업본부에 차익 거래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준 지난 4월28일부터 ‘투자자별 매매 동향’ 통계에 착시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증권 거래 활성화를 위해 우본에 한해 현·선물 차익 거래를 위해 주식을 팔 때는 증권거래세(거래 대금의 0.3%)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기관투자가는 4월28일부터 6월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04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실상 우본을 의미하는 국가·지자체가 2조373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여파였다. 우본을 빼면 기관투자가들은 168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셈이다.

    통계 오류는 ETF를 활용한 차익 거래 때문에 발생한다. 우본은 ETF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싸면 ETF를 매수한 뒤 즉각 현물로 환매해 시장에서 내다팔고 있다. 우본은 이 기간에 코스피200 ETF인 코덱스200과 타이거200을 각각 1조5880억원, 7000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차익 거래 용도로 2조17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선물 거래를 동반하면 현물 매도에 대한 증권거래세 0.3%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ETF와 현물 시장 간 가격 차이가 자주 발생하면서 우본이 현·선물 차익 거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TF 차익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나오는 투자자별 매매 동향에 ETF 통계는 잡히지 않는다”며 “ETF 매수 즉시 해당 주식을 팔면서 기관 순매도 통계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우본과 반대로 ETF 차익 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 사 모은 현물을 ETF로 설정한 뒤 즉각 매도하는 방식이다. ETF에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이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매매 동향에도 착시가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은 4월28일~6월16일 타이거200(-6324억원) 코덱스200(-1574억원) 등을 집중 팔았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상당수는 ETF 차익 거래를 위한 매수였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차익 거래 기법이 복잡해지면서 증시 큰손이 사고파는 종목을 과거처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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