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에 베팅한 투자자 '울상'
‘박스피(박스권에 빠진 코스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박스권(1800~2200) 상단을 뚫고 2400선까지 넘보면서다.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펀드의 수익률은 올 들어 최대 -30%가량에 이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 인버스 펀드(47개)의 수익률은 연초보다 평균 18.59% 떨어졌다. KB코리아인버스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C의 수익률은 -29.54%다.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는 코스피 등 추종지수 등락률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비율만큼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내도록 짜인 상품이다.

지난 6년간 지속된 박스피 장세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다가설 때마다 하락에 돈을 거는 ‘청개구리 투자 전략’이 공식처럼 굳어져 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피가 떨어져 1800선에 가까워지면 상승 방향 인덱스 펀드를,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 2100선을 넘어서면 하락 방향 인덱스 펀드를 매수하는 게 효과적이었지만 이번 강세장에서는 완전히 헛짚은 투자가 됐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를 따르는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 13개의 수익률은 대부분 -29% 안팎이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16.5% 상승(16일 종가 2361.83)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23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좀처럼 조정을 받지 않고 2350 안팎에 머물면서 인버스 펀드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인버스 펀드에는 연초 이후 1조6355억원, 최근 3개월간 6613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1주일 새 433억원이 빠져나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