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13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캐주얼 차림으로 코나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13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캐주얼 차림으로 코나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결과를 알 수 없는 자동차 라이벌 싸움이 시작됐다.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독주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해서다. 주인공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원 사격에 나선 코나. 지난 13일 온라인 포털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르면서 화제를 모은 신차다.

'새 얼굴' 코나 등장에 올 하반기 소형 SUV 시장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별탈 없이 잘 팔리던 티볼리가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 바짝 긴장하게 됐다. 경쟁 모델을 선보인 업체가 '국산차 1위' 현대차라는 게 불편하다. 현대차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영업 인력을 가동시키면 후발업체 쌍용차를 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서다.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국내에서 코나 2만6000대를 팔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4만5000대를 사업 목표로 잡았다. 사실상 월 4000대씩 팔겠다는 것. 이는 곧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고 해도 티볼리 고객 상당 수를 뺏어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무래도 긴장하는 쪽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쌍용차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롱바디) 2개 모델로 매월 4500~5000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들어 5개월까지 쌍용차 내수 판매 4만2934대 중 티볼리는 2만3811대 팔렸다. 티볼리 한 차종의 내수 의존도는 58%에 달한다. 티볼리 판매량이 만일 절반으로 떨어지면 내수 직격탄을 맞는다.

[김정훈의 카톡까톡] 현대차 '코나' 출격에 긴장하는 쌍용차
현대차는 14일부터 코나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이달 하순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하면 내달부터는 소형 SUV 판매 추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응이 필요한 쌍용차는 겉으론 여유를 보이고 있다. 지난 몇 개월 전부터 현대차가 코나 마케팅을 시작했으나 티볼리 판매량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에도 티볼리는 국내에서 4700여대 팔렸다. 쌍용차 측은 "아직은 티볼리 판매량에 변화가 없다"며 "경쟁 상대가 늘어나면 소형 SUV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3분기 중 상품을 보완한 티볼리 연식변경(2018년형) 모델을 투입시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하반기 판매량이 줄어들 경우, 내년 상반기엔 부분변경 차량으로 맞대응 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로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나에 이어 또 다른 도전자가 대기중이다. 7월에는 기아자동차가 티볼리의 동급인 스토닉을 시장에 내놓는다. 현대·기아차가 하반기엔 코나와 스토닉으로 티볼리를 압박할려는 분위기다. 1위를 지키려는 티볼리와 그 자리를 뺏으려는 코나. 소형 SUV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