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정치 불확실성에 몸값 치솟는 '안전 자산'…금·미국 국채 가격 '고공비행'
미국과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미국 국채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5.10달러(1.18%) 오른 1294.4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3일(1302.10달러) 이후 최고가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날보다 0.0374%포인트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연 2.1469%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9일(연 2.0628%)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11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올 들어 12% 넘게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우려와 미국 내 물가 상승세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횟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금은 화폐(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한 ‘대안 투자’ 성격을 갖고 있어 그 가치가 반대로 움직인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96.59로 연초 이후 5.56% 하락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8일 열리는 영국 총선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안전 자산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금 선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와 ‘KODEX골드선물’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9.48%와 10.32%(7일 기준·제로인 집계)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금값은 연내 온스당 14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017%포인트 내린 연 2.160%에 마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