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국제적 무기중개상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 아드난 카쇼기가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사망했다. 향년 82세.

카쇼기의 가족은 성명에서 "런던에서 파킨슨병 치료를 받아 온 우리의 사랑하는 아버지 아드난 카쇼기가 82세를 일기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발표해야 하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카쇼기는 부친이 사우디 국왕의 주치의로 활동하던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 1학년 시절 중형트럭을 9·11테러범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인 무하마드 빈 라덴에게 팔아 15만 달러를 벌 정도로 젊어서부터 돈벌이에 수완을 발휘했으며 이후 미국 무기업체와 사우디 왕가를 연결해주는 무기중개상으로 큰돈을 벌었다.

한때 재산이 30억 달러(약 3조3600억 원)에 달했으나 1987년 미국 내 지주회사가 파산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성기 시절 DC-9 전용기와 호화 요트를 보유하고 하루 생활비가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사치스런 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전용기로 그림을 프랑스로 밀수입하려다 적발돼 160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런던 리츠칼튼 호텔의 카지노로부터 800만 달러의 도박 빚과 관련해 소송을 당했으나 합의했다.

카쇼기는 2002년 우리나라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에 국제관광레저단지 개발을 추진했으나 이 프로젝트는 결국 무산됐다.

카쇼기는 작고한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도디 파예드의 삼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