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주물·열처리 등 뿌리산업 소기업들 "경기 좋아진다고요?"…"일감 없어 오후 2시면 직원들 퇴근시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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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현장 속으로
기업 해외이전, 수주 줄어…소기업 가동률 70%에 불과
중견기업과 양극화 심해져
기업 해외이전, 수주 줄어…소기업 가동률 70%에 불과
중견기업과 양극화 심해져


인천에 있는 주물업체 K사의 가동률은 40%를 밑돈다. 이 회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가동률 50~60%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서 더 부진하다. 요즘은 근로자들이 출근해도 절반 이상이 쉬고 있다. 이 회사 C사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선박부품 발주가 줄고 있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 조사한 주물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작년 말 기준)은 60.9%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생산 제품별로는 자동차부품 70.8%, 중장비부품 58.1%, 공작기계 60.0%, 조선기자재 54.3%, 산업기계 61.7%다.
기계 및 전기전자 부품 생산기업과 도금 주물 열처리 등 뿌리기업 등이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인쇄 염색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가전 전자 등 주력 업종 공장의 해외 이전 가속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생산시설 자체 구비(내재화)로 일감이 해마다 줄고 있는 데다 그나마 남은 일감은 우량기업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병긍 중소기업중앙회 안산지부장은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겨가면서 국내 일감 자체가 줄고 있다”며 “소기업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14년 말 4042개에서 2015년 말 4619개, 2016년 6월 5400여 개(KOTRA 자료)로 2년도 안 돼 33% 이상 늘어났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소기업의 가동률은 중견기업보다 10~20%포인트나 낮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포털사이트인 이클러스터넷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의 지난 3월 평균 가동률은 82.1%였다. 이 중 종업원 300인 이상인 중견기업 및 대기업 가동률은 88.4%인 데 비해 50인 미만 기업(소기업)은 71.5%에 그쳤다. 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