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열며]는 한경닷컴 유통·소비팀 네 명의 기자들이 독자에게 건네는 '쇼핑 목록'입니다. 세상은 넓고 신상품은 많지만 우리의 지갑은 얇기만 하죠. 허투루 지갑을 열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이 상품 사야 돼 말아야 돼, '지갑을 열며'가 대신 고민해 드립니다. 이제 똑똑한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소비하는 인간)로 거듭나 볼까요. [편집자주]
지난해 여름 휴가 일정이 꼬이면서 호텔에서 혼자 1박을 했다. 생애 첫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이 된 경험이었다.
하루 두 번 반신욕을 하면서 여행을 못 간 아쉬움을 달랬다. 덕분에 호텔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긴 했다. 이렇게 혼자 호텔에 묵는 고객 비중이 30%대로 뛰면서 호텔가엔 나홀로족을 겨냥한 패키지가 늘고 있다.
나홀로족은 호텔 패키지만 바꾼 게 아니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베이커리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새 단장하고 다시 문을 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대표적이다.
조선델리 내 딸기케이크. (사진 = 고은빛 기자)◆1인용 케이크도 내놓은 조선델리
조선델리는 호텔 후문 1층 왼편에 위치해있다. 동네 빵집 정도의 규모로 친숙한 느낌이 먼저 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위 올려진 딸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달달하게 만든다.
물론 가격은 전혀 친숙하지 않다. 기본 4만5000원에서 6만2000원대까지로 고급 한정식집에서 먹는 식사 한끼와 맞먹는다.
눈길을 끄는 건 작은 1인용 케이크다. 녹차무스, 블랙 초콜릿, 바나나 등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미니 케이크는 머핀보다 조금 큰 정도다. 가격은 1만원~2만원대. 동네 빵집에서 파는 케이크 가격 수준이다.
이 정도면 적은 양을 감수하고라도 한번쯤은 맛볼만한 가격대가 아닐까. 특히나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고민 않고 지갑을 열 듯 하다.
사실 혼자 사는 1인 가구에게 케이크는 부담이다. 기념일이나 생일 등 케이크가 필요한 날은 많지만 비싼 가격은 물론 크기도 혼자 감당하기에는 버겁다.
실제 2만원짜리 케이크를 좁은 냉장고에 넣어 3일간 둥지를 틀게 한 경험도 있다. 꾸역꾸역 커피와 먹으면서 없애 봤지만 결국 남은 건 음식물 쓰레기가 돼 버렸다.
조선델리에서는 파운드케이크도 1만원대다. 비주얼 역시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기에 제격이다.
조선델리에서 판매하는 알리오올리오브레드와 센트레. (사진 = 고은빛 기자)◆"알리오올리오 브레드, 기발하네"
식빵과 포카치아 등 케이크가 아닌 다른 빵 종류도 많다. 대부분 6000원대. 비싸긴 하지만 호텔 베이커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쯤 사 먹어 볼 만한 가격대다.
알리오올리오 브레드는 알리오올리오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통마늘이 아니라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진 마늘이 들어가 있다.
기본 식빵인 센트레는 다른 곳에서 먹던 식빵보단 쫄깃하다. 마치 찹쌀이 들어간 듯 떡을 먹는 것 같은 식감이랄까.
남은 식빵을 가지고 와 집에서 활용해봤다. 알리오올리오 브레드를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봤다. 치즈가 녹아들면서 고소한 냄새를 풍긴다. 마늘향도 슬며시 코를 간지럽힌다. 빵은 더 바삭해졌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나만의 꿀팁을 발견한 것 같다.
눈과 입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케이크와 빵을 찾는다면 조선델리가 어떨까. 맛있는 빵 한쪽을 제대로 즐기기에도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화려한 케이크를 사기에도 좋다.
"밖에서 점심 먹으면 만원으로 먹지도 못해요. 한달이면 꽤 부담되는 금액이죠. 구내식당이 맛도 좋아졌고 메뉴도 다양해서 더 선호해요" 2030 직장인들에게 구내식당은 단순히 회사 내 밥 먹는 곳 이아니다. 세련된 구내식당은 그 자체로 직장인의 자부심처럼 여겨진다. 구내식당 메뉴 인증샷을 SNS에 올려 '밥자랑'을 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점심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만원으로는 제대로 된 점심 한끼 먹기 어려운 상황서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도 구내식당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영에서 전문 급식 업체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더 다양하고 건강한 메뉴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선 전문 업체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흐름 덕에 급식 3사(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는 나란히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성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 급식 3대 업체는 모두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3조2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1.4%, 4.0% 늘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들 업체가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과거 구내식당은 회사 내에서 '끼니를 때우는 장소'의 인식이 컸다. 휴식보다는 회사 상사를 어쩔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편한 공간'으로 젊은 세대는 인식했다. 음식도 퀄리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중심이 맞춰져 있었다. 점심식사가
지난해 출시 당시 '고가 논란'으로 국내에서 판매량 부진에 시달린 기아의 플래그십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올 초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동급 전기 SUV인 현대차 아이오닉9이 6000만원대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9의 기존 모델 가격을 조정했다. 일례로 출시 당시 7685만원이었던 에어 사륜은 480만원 내린 7205만원으로, 어스 사륜의 경우 8163만원에서 447만원 인하한 7680만원으로 하향했다.아울러 경제성을 강조한 '스탠다드' 트림도 신설했다. 스탠다드 모델 가격은 에어 6412만원, 어스 6891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600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 모델 스펙은 76.1kWh의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 시 374㎞를 주행할 수 있다. 롱레인지 모델에 탑재된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동일하게 적용했다.EV9은 출시 초기 최상위 트림 가격이 8000만원에 육박하고 풀옵션을 적용하면 1억원 넘는 가격으로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가 논란은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EV9 판매량은 전년 대비 75% 줄어든 2012대에 그쳤다. 올해 1월 판매량은 37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1% 급감했다.업계에서는 EV9의 가격 조정을 경쟁 모델 아이오닉9을 의식한 행보로 보고 있다.EV9과 같은 급의 아이오닉9는 최근 기본 트림 7인승 기준 가격 6715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정책을 썼다. 보조금 적용시 6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플래그십 대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완성차 업계의 움직임과도 관련 있다는 분석. 일례로 현대차는 최근
챗GPT 제작사인 오픈AI는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해 이사회에 특별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오픈AI는 비영리 이사회에 특별 의결권을 부여하여 이사들의 권한을 보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특별 의결권이 도입되면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소프트뱅크 같은 주요 투자자의 결정을 뒤집고 의사 결정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FT가 논의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을 인용한데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이사회 임원들은 회사의 영리 구조 전환과 관련해 새로운 지배 구조를 검토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일론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 시도가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 주 금요일, 오픈AI 이사회는 머스크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974억 달러(140조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공식 거절했다. 오픈AI는 이 스타트업은 매각 대상이 아니며 향후 오픈AI를 인수하겠다는 모든 제안은 정직하지 않은 위선적 행위라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AI 선발주자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영리 회사로 구조 개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 등의 방법을 동원해왔다. 지난 주에는 다양한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3,000억달러(433조원)로 평가되는 오픈AI의 시장 가격의 3분의 1 정도인 974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