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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상인 넘어 지역농민·청년창업가까지…상생의 영역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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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는 유통산업 <4> 더 넓게 더 길게 내다보는 상생

    패션 한류·해외 창업 조력자로
    갤러리아백화점, 신진 디자이너 매장 지원
    롯데백화점, 온라인몰 인기 의류 입점 시켜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게
    로컬푸드 확대…더 싸게 신선식품 공급
    도서관·실내공원 등 마트를 쉼터로 꾸며
    온라인쇼핑몰 임블리는 지난 4월 잠실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던 임블리는 롯데백화점에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제공
    온라인쇼핑몰 임블리는 지난 4월 잠실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던 임블리는 롯데백화점에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상암동 롯데몰, 경기 부천 신세계백화점, 경기 평택 이마트, 경북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

    실제 있는 매장이 아니다. ‘상생 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계획이 취소되거나 취소 위기에 놓인 곳이다. 유통업체들은 이 지역에서 ‘상생의 대상’인 인근 시장 상인들과의 합의에 실패했다. 상인들은 “대형 점포가 들어오면 장사가 안된다”며 버티고 있다. 이들과 합의가 안 되면 영업을 하지 못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영업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상생 협의가 안 돼 출점을 못하는 점포는 10여 곳. 새 정부 들어 상생 목소리는 더 커졌다. 매번 반복되는 지역상인과의 마찰은 누구와 상생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낳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건을 납품하는 농민과 중소기업, 점포 내 상품을 파는 직원, 그리고 이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다. 상생의 주체를 더 넓게 보고, 골고루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골목상인 넘어 지역농민·청년창업가까지…상생의 영역을 넓히다
    신진 디자이너, 청년 창업가 살리는 매장

    유통업체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들과 상생을 실천했다.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은 1999년부터 20년 가까이 ‘신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사업’을 하고 있다. 잠재력 있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에 인테리어 비용과 판매 인력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을 위한 전용 편집숍도 운영 중이다. 국내 패션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티브J&요니P, 스튜디오K, 쟈니헤이츠재즈 등 ‘패션 한류’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상당수가 이 사업을 통해 성장했다. 이들은 또 다른 고용을 창출하고, 나아가 수출을 통해 K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민주킴은 ‘갤러리아에 입점한 브랜드’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유럽에 진출한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를 지원해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여성 의류 온라인몰 ‘임블리’는 상품 경쟁력은 있지만 브랜드 신뢰도 문제로 고전했다. 롯데백화점은 낮은 비용만 받고 임블리를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2014년 350억원이던 매출은 3년 만에 80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일난다’ ‘난닝구’ ‘나인’ 등 온라인 쇼핑몰도 롯데 입점을 계기로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아예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유통업계의 중요한 상생 활동이다. 롯데마트는 2015년 4월부터 ‘청년 창업 크리에이티브 드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청년 기업의 상품에 대한 진열, 판촉 기법이나 유통 노하우 등 유통 전반에 컨설팅을 한다. 청년 창업 기업인 JS아이디어의 아쿠아 슈즈는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12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소비자 외면한 상생은 불가능

    골목상인 넘어 지역농민·청년창업가까지…상생의 영역을 넓히다
    그동안 상생 논의에서 소외됐던 소비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역상인의 반대로 1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던 부산 이마트타운 연산점 인근 주민들은 단체 행동을 하기도 했다. 4년째 착공을 못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롯데 상암 복합쇼핑몰 주변 주민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면 가장 불편한 건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도 소비자 편익을 고려한 장기적인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비자 편익을 위해 추진한 정책이 업계 전체 이익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의 로컬푸드 판매가 대표적이다. 최대 6단계에 이르는 농수산물 유통 과정을 줄여 생산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가 기존 가격보다 10~20% 싸게 구매할 수 있고 농민들도 직거래로 가격을 높게 받는다. 지역주민 또는 불특정 다수의 잠재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힌 매장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설립한 ‘열린 도서관’, 마트 1층을 실내공원과 음식점으로 꾸민 롯데마트 양평점이 그런 사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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