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비한 첫 요격시험에서 성공을 거뒀다.

미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한 결과 태평양 상공에서 가상의 ICBM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요격시험은 태평양 마셜군도 부근에서 미 본토를 향해 미사일로 가상 공격을 하면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 내 지하 격납고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태평양 상공 외기권에서 격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날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요격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은 북한이 향후 ICBM을 개발해 미 본토를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이번 시험에 ICBM 모형 대신 기존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를 높인 미사일을 사용했으며 이후 ICBM 모형을 이용한 시험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ICBM 공격을 가정하고 요격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14일 최대 사거리 4500~5000㎞의 준 IC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향후 2~3년 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짐 실링 MDA 국장은 "복합적이고 정교한 목표물을 요격하는 것은 GMD(지상기반 요격미사일) 시스템의 엄청난 성과"라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미사일 요격 훈련은 3년여 만이기도 하다. 미국은 1999년 이후 17차례 요격시험을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9차례만 요격에 성공했다. 최근 4차례 시험에서는 3번 실패한 끝에 2014년 6월 단 한 차례만 요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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