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자산운용] "잘 할수 있는 분야에 집중…중소형주·인덱스 펀드 주목"
“시장 유행을 좇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보다는 강점을 지닌 중소형주 펀드와 인덱스 펀드 운용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박현철 유리자산운용 사장(56·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운용사로 발돋움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운용사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장 트렌드를 좇아 투자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반짝’ 수익을 내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유리자산운용은 대다수 운용사와 달리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운용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박 사장은 “MMF 같은 단기 운용 상품을 판매하면 수탁액은 금방 늘릴 수 있다”며 “하지만 단기 수익률을 맞추는 데 집중하다 보면 중장기 시각이 흐려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성장 여력이 대형주보다 큰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꾸준하게 낼 수 있는 ‘중수익·중위험 종목’을 선별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중소형주 중에서도 바이오와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플러스’ 펀드는 연초 이후 12.01%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해외 투자처 중에서는 베트남시장이 가장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박 사장은 “현재 베트남 경제는 한국의 고도 성장기이던 1980~1990년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2년간 준비 끝에 지난해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유리베트남알파’ 펀드를 내놓았다”고 했다. ‘유리베트남알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05%, 설정 이후 수익률은 17.64%다.

박 사장이 유리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2014년 4조6000억원이던 이 회사 수탁액은 지난해 8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내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리는 게 그의 목표다.

유리자산운용은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보내고 있다. 올해 연수지는 스페인. 7박9일 일정이다. “금융업은 ‘사람 장사’거든요. 고급 인력이 망설이지 않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