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장한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25일 개장한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25일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아울렛과 쇼핑몰을 결합한 ‘현대시티몰’을 열었다. 현대시티몰은 현대백화점이 ‘상생형 쇼핑몰’을 표방한 곳으로, 매출의 4% 이상을 가든파이브에서 장사하던 중소상인들에게 수수료로 지급한다. 아울렛이 장사가 잘될수록 상인들의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다.

◆유령상가에서 쇼핑명소로

"매출 4%를 상인에게"…현대백화점의 '상생 실험'
몇 달 전만 해도 찾는 사람들이 없어 ‘유령상가’로 불리던 가든파이브가 현대시티몰 개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개장 첫날 쇼핑몰이 문을 여는 시간엔 방문객 150여 명이 몰려 긴 줄을 섰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현대시티몰 게시물만 100개가 넘었다.

가든파이브는 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로 자리를 잃은 청계천 상인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지어진 유통상가다. 중소상인들이 상가를 임대받아 장사를 했다. 하지만 상권이 개발되지 않아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했다. 입주 업체도 해마다 줄었다. 매출이 나지 않자 상인들은 서울시 앞에서 대책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15년 현대백화점이 이곳에 아울렛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상인들은 반겼다. 매장을 현대백화점에 빌려주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체 상인의 97.5%가 현대백화점 아울렛 개장에 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테크노관과 리빙관 건물을 SH공사와 중소상인 250여 명에게서 10년간 임차했다. 영업면적으로는 4만8863㎡ 규모다. 현대시티몰은 올해 중소기업청 상생 모범사례로도 꼽혔다.

현대시티몰이 문을 열면서 일자리도 생겼다. 현대시티몰이 고용한 인력은 1500명 정도다.

현대백화점은 인근 할인매장이 몰려 있는 문정동 로데오 거리와 상생하기 위해 ‘현대 아울렛’이 아니라 ‘현대시티몰’로 간판을 달았다. 매장은 이월상품을 할인판매하는 ‘아울렛관’과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이 모인 ‘몰관’으로 나눠 운영한다. 연매출 목표는 2200억원이다.

◆일자리 1500개 창출

아울렛관 1층엔 타임·마인·랑방컬렉션·덱케 등 한섬 브랜드로 구성한 한섬관이 있다. 같은 층에 클럽모나코, DKNY, 빈폴 종합관 등도 있다. 4층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가 들어섰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 테이블에서 마시고,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기 판매도 한다. 5층에는 ‘키즈 전용 문화센터’가 있다. 국내 최초로 36개월 미만 유아도 강의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센터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뇌자극 놀이, 유아발레 등을 수강할 수 있다. 이날도 유모차를 끌고 온 방문객이 많았다. 지하 식품관에는 광동제약과 협업해 ‘비타500 청춘카페’를 열었다. 비타500을 활용한 음료를 판매한다.

몰관 1층에는 설화수 오휘 메이크업포에버 등 화장품 매장이 모여 있다. 미국 유명 리빙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 계열의 포터리반과 웨스트엘름 쇼룸도 열었다. 정식 개장은 오는 6월이다. 몰관 4층에는 ‘교보문고 라이브러리’도 들어왔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이번 쇼핑몰을 열면서 중소상인과 기업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며 “앞으로 아울렛을 출점하는 경기 남양주 등 지역에서도 상생 방안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전체 비정규직 사원 200여 명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