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2.4는 4월 한 달간 558대가 신규등록돼 수입차 시장에서 8위에 랭크됐다. (사진=혼다코리아)
혼다 어코드 2.4는 4월 한 달간 558대가 신규등록돼 수입차 시장에서 8위에 랭크됐다. (사진=혼다코리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중형세단이 한국 시장에서 다시금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탄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등 일본차 브랜드의 주력 세단이 올들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수입차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독일 디젤차 독주시대를 보내는 동안 수입차 시장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일본차 메이커의 중형 승용차가 최근 강세다. 지난달 수입차 모델별 순위 톱10에 알티마, 어코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독일차가 장악하던 베스트셀링카의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올들어 4월까지 어코드는 1937대(하이브리드 포함), 알티마는 1570대 팔리면서 일본차 판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도요타 캠리가 모델 노후화로 주춤하지만 연내 10세대 차량으로 완전 변경을 거치면 일본 중형세단 삼인방이 판매 볼륨을 키울 것으로 점쳐진다.

이 기간 일본차의 국내 판매량은 1만251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늘었다. 4월 일본차의 점유율은 18.1%로 조만간 수입차 시장에서 20%를 바라볼 기세다. 한때 10% 선까지 쪼그라들었던 일본차가 대표주자들이 살아나면서 점유율을 늘려가는 형국이다.

일본 중형차가 다시 부각되는 배경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상품성) 등이 꼽힌다. 3000만원 안팎의 가격을 내세워 국산차 구매층을 끌어당기고 있다. 구매 연령대는 30~40대가 많다.

알티마는 내비게이션과 선루프가 빠진 2.5L 모델의 판매 가격이 2990만원이다. 2000만원대 중후반의 국산 중형차와 비슷하다. 어코드는 2.4L 모델이 대부분 팔린다. 가격은 3400만원 선으로 편의사양(옵션)을 추가한 그랜저보다 싸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알티마는 작년 하반기만 놓고보면 가솔린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을 달성했다"며 "국산 중형세단과 비교하다가 알티마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어코드 인기는 중형세단 급에서 상품성이 높다는 점이 오랜기간을 거치면서 검증됐다"고 했다.
닛산 알티마는 29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산 중형차 구매층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닛산 알티마는 29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산 중형차 구매층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일본 중형세단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유럽차들이 수입차 시장을 잠식한 지난 몇 년간 주류 시선에서 밀려났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잔고장 없는 내구성과 미세먼지 이슈 등으로 가솔린 세단이 재조명받고 있는 시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 것도 가솔린 세단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