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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러 스캔들 수사중단 압력"…'코미 메모' 탄핵론에 불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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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I국장 해임·기밀유출 거센 후폭풍

    코미 전 국장, 지난 2월 트럼프 만난 뒤
    2쪽 분량의 메모, FBI·법무부와 공유

    백악관은 "사실 아니다" 해명했지만 '사법방해' 사실 땐 탄핵 발의 가능

    미국 하원, 탄핵 공개적으로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배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배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데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 측근 수사를 방해하는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한다며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수사 중단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와 미 정계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트럼프-코미 상반된 주장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코미 국장을 만나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둘러싼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넣은 시점은 2월14일이다. 플린 전 보좌관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했고, 이에 대해 상부에 거짓 보고까지 한 사실이 발각돼 경질된 다음 날이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해 대선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전력 지원한 주요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트럼프가 러 스캔들 수사중단 압력"…'코미 메모' 탄핵론에 불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테러리즘 대책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포함한 참석자 전원을 물리고 코미 전 국장과 독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를 끝내고 플린을 놔주는 것에 동의해주길 바란다. 플린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고 코미 전 국장은 수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플린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부적절하다고 여겨 대화 내용을 두 쪽 분량의 메모지에 상세하게 남겼으며 이를 FBI와 법무부 고위 인사 몇 명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 같은 메모의 존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측근들과 러시아 간 내통설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법무부와 FBI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코미 메모 ‘스모킹 건’ 될까

    백악관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플린이 미국에 봉사한 훌륭한 인물이라고 반복적으로 표현했지만 코미 전 국장이나 다른 누구에게 어떠한 수사도 끝내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NYT 보도는 대통령과 코미 간 대화에 대한 진실하거나 정확한 묘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 대행이 지난주 상원 청문회에서 “백악관이 어떤 수사에도 간섭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사실을 덧붙였다.

    그러나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코미 해임 건은 사법절차 방해 논쟁을 떠나 이제 녹음테이프 존재, 인사 청탁, 수사 중단 요청을 둘러싼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등 ‘진실 게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수사 중단 압박은 미국 대통령 탄핵 발의안의 단골 소재인 ‘사법절차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 앤드루 존슨(1868년), 리처드 닉슨(1972년), 빌 클린턴(1998년) 전 대통령 모두 이 혐의로 탄핵 발의 대상이 됐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은 이날 트럼프 정권을 둘러싼 스캔들이 ‘워터게이트급’이 됐다고 표현했다. 워터게이트는 1972년 닉슨 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 선거운동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사건으로 닉슨의 불명예 퇴진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닉슨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결정적 증언을 한 존 딘 전 보좌관도 이날 CNN에 출연해 코미의 메모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게이트 당시에도 닉슨 전 대통령이 보좌관에게 사건 은폐를 지시하는 내용의 녹음테이프가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백악관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이어 ‘수사 중단 압력설’까지 연달아 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 면담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 간 회동에서 기밀 정보가 오가지 않았다”며 “대화록을 미 의회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에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이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의 알 그린 하원의원은 이날 하원 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탄핵 필요성에 동조하는 의견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저스틴 아매시 하원의원은 이날 ‘코미 메모’가 사실일 경우 탄핵감이라고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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