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차량 판매 감소·실적 부진…LPG업계 "신규 수요 발굴하자"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제 가격 상승분을 내수시장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안정적 수요처인 차량용 LPG 판매가 매년 줄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화학·윤활유 등 비(非)정유부문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1분기에만 2조2679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정유업계와 대조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1분기 단독 기준 영업이익이 50억13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0% 가까이 급감했다. 당기순익은 12억67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E1도 1분기 영업이익이 189억4600만원에 그쳐 전년 동기와 비교해 37%나 줄었다. 당기순익도 161억1200만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8% 감소했다.

SK가스와 E1 등 LPG 업체들이 저조한 실적을 낸 가장 큰 이유는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국제 LPG 가격 때문이다. 미국산 셰일가스 공급 증가로 지난해 중반 t당 200달러대까지 떨어진 LPG 가격이 현지 기상 악화 등으로 추출에 차질이 발생하며 t당 6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단기간에 급등해 내수시장 판매 가격을 국제 가격 인상분만큼 올리지 못하면서 이익이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저유가 기조로 안정세를 띠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 등 다른 연료와의 가격 경쟁 탓에 LPG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전통적 판매처인 차량용 수요가 감소하는 것도 LPG업계의 걱정거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LPG 차량은 2010년 245만대를 기록한 뒤 2013년 241만대, 2015년 227만대, 지난해 218만대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 기간 차량용 LPG 판매량은 446만7000t에서 351만5000t으로 30% 가까이 줄었다.

LPG 업계는 신규 수요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7인승 이상만 LPG 차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레저용차량(RV) 규제를 5인승까지 낮춰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게 대표적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LPG 선박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김수현 LPG협회 기획관리본부 부장은 “에너지산업은 상호 보완, 대체 특성이 있는 만큼 LPG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