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싱글] 티샷 전 5분간 스트레칭하세요
드라이버 비거리는 골퍼에게 자존심이다. 멋진 자동차, 큰 집만큼은 아니더라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마지막 보루다. 말로는 “거리보다 정확도!” “또박또박 끊어가도 싱글!”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는 겉마음이다. 누군가 장타를 쳤다 하면 그의 비법에 귀를 쫑긋이 세우기 마련인 게 속마음이다.

거리를 내는 건 좋은 클럽과 튼튼한 신체, 스윙기술 등 세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완성되는 종합예술이다. 티를 높게 꽂고 다리를 넓게 벌리며 오른쪽 어깨를 낮추는 것은 다 알면서도 까다롭다. 미스샷 위험도 함께 커져서다.

대신 대다수 골퍼들이 가지고 있는 ‘숨은 비거리’를 끌어내는 게 먼저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스트레칭이다. 스포츠과학자들에 따르면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5~15야드 안팎을 더 낼 수 있다. 임경빈 프로는 “티샷 전 굳어 있는 관절과 뭉친 근육만 부드럽게 풀어줘도 비거리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몸의 회전과 꼬임이 훨씬 잘 되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리듬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캐디와 함께하는 1~2분 정도의 스트레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혼자서 티샷 전 최대한 시간을 할애하는 게 중요하다. 5분은 짧아 보이지만 실제 스트레칭을 하면 땀이 쏟아질 만큼 충분한 시간이다.

스트레칭할 시간이 없거나 깜빡했을 경우라면 티샷 직전 롱아이언 두 개를 함께 잡은 뒤 드라이버스윙을 해보는 것이다. 이때도 왼쪽 오른쪽으로 교대로 해주면 더 좋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장타자 박지연(22·삼천리)이나 투어 챔피언 조정민(23·문영그룹)이 티샷 전 반대편으로 빈스윙을 하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최혜영 프로는 “한쪽으로만 스윙하는 골프의 속성상 비활성화된 반대편 몸통과 하체의 근육을 깨워내는 게 중요하다”며 “좌우의 몸통이 ‘협력작용’을 해 스피드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바로 써먹기 쉬운 팁은 왼발 뒤꿈치 들기다. 세계 최장타들의 경연 무대인 월드롱드라이브 챔피언십 우승자들은 대다수 백스윙 톱에서 왼발 뒤꿈치를 든다. 왼발이 강력하게 내디뎠을 때의 스윙축과 벽 역할을 해주는 것은 물론 백스윙에서 몸통 회전 각도가 더 커지는 효과도 있다.

비거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발사각이란 건 대다수 골퍼가 안다. 하지만 상당수 아마추어는 정확한 궤도와 임팩트를 만들지 못해 낮거나 지나치게 높은 발사각을 만들기 쉽다. 적정한 발사각은 11(프로)~20도(아마추어) 사이다. 이를 위해선 공의 뒤통수를 올려 치는 ‘상향 타격’이 필요하다. 드라이버 헤드를 공 뒤 10~15㎝ 뒤에 놓는 ‘간격 어드레스’가 좋다.

빈스윙과 팔굽혀펴기를 평소 해두면 효과가 배가된다. 300m 장타를 쉽게 치는 한천석 씨(골프존 스크린골프 대상 수상자)는 장타 비결을 ‘짬짬이 빈스윙’이라고 했다. 골프 스윙 전문가인 김헌 마음골프학교 교장은 “하루 100개의 빈스윙을 한 달가량만 꾸준히 해도 현재보다 최소 10% 이상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타여왕’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팔굽혀 펴기를 하면 팔꿈치, 손목, 뱃속 코어 근육 등이 모두 좋아져 헤드 스피드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