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우려했나…"신형 미사일에 맞는 TEL 개발 못 한 듯"

북한이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하면서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 차량(TEL)에서 분리해 지상 구조물 위에 설치한 뒤 발사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이날 '화성-12'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보도하며 여러 장의 스틸 사진과 발사 영상 등을 공개했다.

스틸 사진에서는 조립을 마친 '화성-12' 미사일이 이른 새벽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실려 발사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에 이어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이 확인됐다.

또 북한 군인들이 탄도미사일을 지상에 설치된 구조물 위에 올려놓고 발사 준비를 하는 모습과 함께 발사 차량이 미사일 옆을 떠나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 같은 스틸 사진에 이어 '화성-12' 미사일이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창공으로 솟구쳐 오르는 영상이 1분 15초가량 방영됐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미사일은 임시 발사대로 보이는 지상 구조물 위에서 발사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패를 우려해 미사일을 발사 차량에서 분리한 뒤 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며 여러 차례 시험발사를 했지만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10월 20일 평북 구성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에는 미사일이 점화된 직후 폭발해 발사 차량까지 시커멓게 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차량 앞좌석에 북한 군인들이 탑승해 있었다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한편 북한이 '화성-12' 미사일에 맞는 이동식 발사 차량을 아직 제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에 '화성-12' 미사일을 발사 장소로 운반한 발사 차량은 작년 6월 말 '화성-10'(무수단) 미사일 발사 때 공개됐던 것과 같은 차량이다.

당시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 차량에 탑재된 상태에서 발사했다.

과거 북한이 노동 미사일이나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도 대부분 미사일은 발사 차량에서 그대로 발사됐다.

북한은 지난 2월 고체연료 방식의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사실을 보도하면서 신형 미사일에 맞춰 '리대식(무한궤도식) 자행 발사대차'를 제작했음을 확인했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아직 '화성-12'에 맞는 발사 차량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화성-12'는 무수단보다 길이가 길어 기존 무수단 발사 차량은 발사에 적합하지 않아 지상 구조물에 따로 설치한 뒤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지성림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