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을 제한하는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나온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거래 실적은 초라하다. 지금까지 팔린 총액은 12억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767만원에 그쳤다. 손실을 2%대로 제한하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ETN은 지수와 수익이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2006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한국에는 2014년 도입됐다. 주가연계증권(ELS)처럼 발행 시점에 정해진 수익구조에 따라 투자 손익이 결정되며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된다.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해 중도에 환매하면 수수료 부담이 큰 ELS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거래는 부진하다. 지난달 28일까지 3조6783억원어치의 ETN이 발행됐지만 이 중 판매된 것은 1281억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0억원에 불과하다.

거래소는 ETN시장을 키우기 위해 지난 3월27일 원금 손실을 제한하는 상품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반응은 미지근하다. 출시 한 달을 맞은 손실제한형 ETN의 시장 규모는 1063억원에 불과하다.

손실제한형 ETN은 만기 시점에 기초지수가 하락해도 최소상환금액(70% 이상으로 설정)이 지급된다. 주가가 오르면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받고, 떨어져도 최소 원금 보장은 되는 셈이다.

상품이 어려워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LS처럼 수익구조를 파악해야 하고, 수익률을 알기 위해선 ETF처럼 매일 바뀌는 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ETN을 발행·판매하는 증권사들도 적은 수수료 탓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김경학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서장은 “아직 ETN 시장의 형성 단계로 성장성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