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집권하면 킬링필드·보트피플 신세"…지지층 위기감 자극
TK·PK서 '동남풍'에 더 부채질…경찰 지구대 찾아 "폭력시위 엄단"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3일 '세월호 인양 뒷거래 의혹'을 앞세워 선거운동 막판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지지율 상승의 여세를 몰아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보수층의 반감과 위기감을 자극하려는 행보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해수부(해양수산부) 제2차관을 만들어주고 조직을 키워준다는 것을 조건으로 세월호 인양을 늦춰 문(文)이 제일 유리한 시점에 인양토록 했다는 어젯밤 SBS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압력을 받아 기사를 바로 내려버린 SBS도 정상적인 언론이 아니다"며 기사 삭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의 '협박'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의 세월호 인양이 "묘한 시점"에 이뤄졌다며 문 후보가 3년 전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해 온 홍 후보 입장에선 전날 의혹 보도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또 문 후보 측이 기사 삭제를 압박했다고 주장함으로써 TV 토론에서 자신에게 "책임지시라"고 하거나 '북한 인권결의안 의혹'을 제기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고발한 사례까지 묶어 문 후보를 '협박을 일삼는 정치인'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다.

홍 후보는 이에 더해 "가짜보수를 횃불로 불태워버리자"고 한 문 후보의 발언을 거듭 문제 삼아 "(문 후보가 집권하면) 보수 우파는 '보트피플'이 될 수밖에 없다"며 문 후보 측에 대해 "'한국판 킬링필드'를 획책하는 이들"이라고 비판했다.

보트피플은 월남전으로 베트남에 호찌민 공산 정권이 들어섰을 때의 난민, 킬링필드는 캄보디아 공산 정권이 저지른 대규모 민간 학살 사건이다.

'친북 좌파'인 문 후보가 집권하면 보수 우파가 이런 처지에 놓인다고 설파한 것이다.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이날 공보·대변인단을 총동원해 "문 후보와 해수부의 '뒷거래 의혹'과 SBS 기사 삭제 경위를 밝히라"며 '세월호 인양 지연 게이트'로 명명하는 등 이번 사안을 쟁점화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홍 후보가 이처럼 문 후보 공격에 집중하는 것은 보수·우파의 위기감을 자극해 자신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 결집을 가속하고, 판세를 자신과 문 후보의 '양자 구도'로 만들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국당은 그동안 선거 전략을 위해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던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이날 이례적으로 공표했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실버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홍 후보는 또 구글의 검색량을 지수화한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자신이 28, 문 후보가 26, 안 후보가 13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대중의 관심도가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석가탄신일을 맞아 조계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데 이어 부산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부산 대첩' 유세를 벌였다.

그는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대규모 유세를 한다.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등 영남권 지지가 역전승의 든든한 발판이라는 인식에서다.

홍 후보는 부산행에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 연휴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의 노고를 격려한 뒤 "경찰이 폭력 시위대에 희생되는 사례를 막겠다"며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가차 없이 물리력을 행사해 제압하는 사회질서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