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와 BNP파리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3개 유럽계 글로벌 금융사가 미국 국채시장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14조달러(1경5967조원) 규모의 미 국채시장은 세계 금리와 자산 가격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시장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큰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미국 재무부가 UBS와 BNP파리바, RBS 등 3개 금융사에 미 국채시장 조작 범죄 혐의와 관련해 소환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 등 금융당국은 2014년 10월15일 미 국채시장에서 금리가 순간적으로 급락했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발생한 뒤 2015년부터 변동성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2년여의 조사를 거쳐 이들 일부 대형은행 거래인이 경매하는 국채를 싸게 사기 위해 담합, 국채 선물 가격 조작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러 온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공무원연기금 등 연기금 펀드들은 2015년 이들 금융사를 포함한 미 국채시장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국채 경매 가격을 조작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 정부는 과거 국채 경매 때 22개 대형 금융사를 프라이머리 딜러로 지정해 유동성 확보, 시장 유통 등 ‘시장 조성자’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낙찰정보가 불투명하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며 최근 몇 년간 해외 중앙은행, 보험사, 투자펀드 등에도 문호를 개방해왔다. 미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각국 금리와 자산 가격의 기준이 돼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