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유세 동선 등 선거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 두 후보 간 양강구도가 흔들리면서 문 후보는 정책 행보에, 안 후보는 전국 유세를 통한 ‘바닥 민심’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주 제주부터 강원 지역까지 전국을 누빈 것과 달리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지역 유세 일정을 거의 잡지 않았다. 이 기간 지역 유세는 24일 충남 천안과 27일 경기 성남이 전부였다. 이 기간 문 후보의 이동 거리는 389㎞(공식 발표 일정 기준)로 집계됐다.

문 후보는 지역 유세 대신 안보 행보와 정책 발표에 집중했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과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 군의 통합화력격멸 훈련 현장 참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주택 정책 및 농어업 정책, 지방자치분권 정책 발표,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주최 토론회 참석, 광화문대통령 공약 기획위원회 출범식 등 대부분 정책 행보에 얼굴을 비쳤다. TV 토론이 있던 25일과 28일엔 다른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캠프 내 토론준비팀과 가상질문을 주고받으며 하루 종일 상대 후보의 질문 공세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을 형성했던 안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자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정책과 TV 토론 중심으로 유세전략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양강’ 대결 구도에 적신호가 켜진 안 후보는 부동층을 재흡수하기 위해 현장 유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후보가 2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을 누빈 거리만 1260㎞(공식 발표 일정 기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문 후보 이동 거리의 세 배에 달한다. 23일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24일 ‘텃밭’이라 자부하는 전남 나주·목포, 광주 곳곳을 누볐고 25일엔 수도권 핵심 지역인 수원을 찾았다. 26일엔 국민의당 열세 지역인 강원 주요 도시인 춘천 원주 강릉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27일에도 제주 지역과 대구, 경북 경주·영천 등을 돌았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