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비밀' 찾아나선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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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뇌와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생각만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개발을 추진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은 뇌파를 이용해 간단한 문장을 만드는 기술이다.
저커버그만큼 뇌에 관심이 많은 실리콘밸리의 거물이 또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창업자이자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고 있는 엘론 머스크다. 그는 지난해 의료연구 회사인 뉴럴링크를 세우고 뇌 기능을 강화하는 초소형 칩 ‘뉴럴 레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1~2년 새 비약적으로 발전한 인공지능(AI)이 뇌 연구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구글 알파고와 IBM 왓슨이 빅데이터를 등에 업고 AI 기술의 난제를 하나둘 해결하면서 인간이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뇌를 갖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엇비슷한 기술처럼 보이지만 양측은 미묘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뉴럴 레이스는 인간의 뇌 겉부분인 대뇌피질에 뇌파를 측정하는 초소형 AI칩을 심은 뒤 이 칩을 이용해 생각과 기억을 컴퓨터와 공유하는 기술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머리에서 뇌파를 읽어들여 단어를 입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페이스북 하드웨어 개발팀 ‘빌딩 8’의 레지나 두간 최고책임자는 “뇌파만을 사용해 1분에 단어 100개를 입력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구상은 원대하고 이상적인 반면 저커버그는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난제 해결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BCI 기술은 주로 사지마비 환자의 보행과 움직임을 돕는 데 활용됐다. 반면 마비 환자에게 절실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별 진전이 없었다. 최영식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장은 “연구자들이 뇌 측두엽에서 단어를 떠올릴 때 어떤 뇌파가 발생하는지 정확히 원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도전 과제는 가장 어려운 뇌에서 언어 사용의 실마리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계는 두 억만장자의 뇌 연구 투자에 환호하고 있다. 지금까지 뇌 연구는 대부분 정부가 주도하거나 대학 연구실 수준에 머물렀다. 두 거물이 이끄는 뇌 연구가 뇌 기술 투자에 주저하는 국내외 기업들에 자극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박근태/유하늘 기자 kunta@hankyung.com
저커버그만큼 뇌에 관심이 많은 실리콘밸리의 거물이 또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창업자이자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고 있는 엘론 머스크다. 그는 지난해 의료연구 회사인 뉴럴링크를 세우고 뇌 기능을 강화하는 초소형 칩 ‘뉴럴 레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1~2년 새 비약적으로 발전한 인공지능(AI)이 뇌 연구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구글 알파고와 IBM 왓슨이 빅데이터를 등에 업고 AI 기술의 난제를 하나둘 해결하면서 인간이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뇌를 갖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엇비슷한 기술처럼 보이지만 양측은 미묘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뉴럴 레이스는 인간의 뇌 겉부분인 대뇌피질에 뇌파를 측정하는 초소형 AI칩을 심은 뒤 이 칩을 이용해 생각과 기억을 컴퓨터와 공유하는 기술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머리에서 뇌파를 읽어들여 단어를 입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페이스북 하드웨어 개발팀 ‘빌딩 8’의 레지나 두간 최고책임자는 “뇌파만을 사용해 1분에 단어 100개를 입력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구상은 원대하고 이상적인 반면 저커버그는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난제 해결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BCI 기술은 주로 사지마비 환자의 보행과 움직임을 돕는 데 활용됐다. 반면 마비 환자에게 절실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별 진전이 없었다. 최영식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장은 “연구자들이 뇌 측두엽에서 단어를 떠올릴 때 어떤 뇌파가 발생하는지 정확히 원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도전 과제는 가장 어려운 뇌에서 언어 사용의 실마리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계는 두 억만장자의 뇌 연구 투자에 환호하고 있다. 지금까지 뇌 연구는 대부분 정부가 주도하거나 대학 연구실 수준에 머물렀다. 두 거물이 이끄는 뇌 연구가 뇌 기술 투자에 주저하는 국내외 기업들에 자극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박근태/유하늘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