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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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랩 공든 '탑'이 무너지랴
'혼족' 열풍 속 사라지는 모임문화
'혼자'는 모여도 다시 '혼자'일 뿐
'스마트폰 탑' 쌓고 눈마주볼 용기
'혼족' 열풍 속 사라지는 모임문화
'혼자'는 모여도 다시 '혼자'일 뿐
'스마트폰 탑' 쌓고 눈마주볼 용기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49.1.jpg)
"스마트폰 대신 서로에게 집중 좀 하자"는 취지다. 송씨는 업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 등 저마다 ‘개인적’일들로 가득한 스마트폰이 사람 사이를 방해한다고 했다. 그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안쓰는게 서로를 배려하는 일”이라며 “친한 사이일수록 더욱 조심해야한다’고 했다. ‘스마트폰 탑쌓기’는 그와 일행에게 스마트폰 중독 예방보다 개인활동 중독 예방을 의미했다.
‘나홀로’가 대세로 떠오른 지금, ‘혼자’임을 부끄러워하던 시대는 지났다. 문제는 지나친 개인화로 인한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감 약화다.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송 씨가 탑을 쌓는 이유다.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69.1.jpg)
직장인 심 모(30)씨는 전형적인 혼족이다. 혼밥과 혼술을 즐기고, 혼자 일어나 혼자 잠자리에 든다. 짬이 날때면 친구를 만나 당구 한 판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요즘 그의 걱정은 단골 당구장이 사라지는 일이다. 올해만 동네 당구장 두 군데가 문을 닫았다. 심씨는 함께 ‘할거리’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15.1.jpg)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14.1.jpg)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11.1.jpg)
PC방을 찾은 취업준비생 송 모(26)씨는 “혼자 왔지만 게임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헤드셋을 끼고 실시간으로 게임 속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다. 평일 오후 50좌석 규모 PC방엔 송 씨를 포함해 다섯명이 전부였다.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23.1.jpg)
노래방도 예외가 아니다. 노래방 대표주자는 이제 코인노래방이다. 홀로 마음껏, 값싸게 노래하고픈 1인 가구가 주고객이다.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12.1.jpg)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15~2045년’에 따르면 ‘1인 가구’ 구성비는 2015년 전체 가구유형 중 27.2%에서 2025년 31.9%로 증가했다. 부부와 자녀(24.2%)를 넘어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로 바뀐다.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4113.1.jpg)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매출은 20조4000억원으로 2015년 17조2000억에서 18.6% 늘어났다. 편의점 베스트셀러 상품인 도시락 진열대만 봐도 혼밥을 권장하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구장, PC방에서 만났던 혼족들은 이렇게 말했다.
“직장생활하다보니 시간이 없어 자연스레 ‘혼족’이 됐어요. 평소엔 혼자지만 주말엔 마음맞는 친구를 만나죠. 근데 요즘엔 친구를 만나도 할 게 없네요.”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1.13742809.1.jpg)
진솔한 대화의 시작은 눈맞춤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항상 눈을 보고 이야기해야한다"고 가르친 이유다. 눈을 맞춘다는 건 그만큼 상대방에게 집중한다는 뜻이다. 눈을 마주할 때만큼은 보다 진실한 속마음이 서로에게 가닿을 수 있다는 인류의 오랜 믿음이다.
"스마트폰 놓고 서로 눈 좀 보자."
"스마트폰 대신 눈 보면서 서로 사는 이야기 좀 하자"라고 말할 용기.
아무리 혼족이 대세라 해도, 친구는 이 정도 용기쯤은 흔쾌히 받아줄 수 있는 오랜 벗 아니겠는가. 제아무리 혼술이 맛난다해도,공든 탑이 무너지랴.
![[청년표류기] '스마트폰 탑' 쌓자‥눈맞추자 '우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06.13743018.1.jpg)
책임= 김민성, 연구= 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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