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B2B 감안한 GDE 지표 개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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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비 늘리는 부양책 효과 적어
기업 총생산활동 제대로 파악해야
GDP 한계 넘는 새로운 지표 필요"
김인철 <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성균관대 명예교수 >
기업 총생산활동 제대로 파악해야
GDP 한계 넘는 새로운 지표 필요"
김인철 <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성균관대 명예교수 >
B2B(business to business)는 ‘기업 간 거래’를 가리킨다. 예컨대 엔진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 소유자에게 부품을 직접 팔지 않고 자동차회사에 파는데 이런 거래가 B2B다. B2B 사업은 제품의 생산단계가 길수록 거래에 종사하는 인력과 자금이 더 많이 쓰이게 된다. 제품 성격에 따라 완제품까지 기간이 1년 이상 될 수도 있다. 원유시추선, 항공기 제작, 초고층 빌딩건설 등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한 나라의 거시경제활동은 크게 가계소비, 기업투자, 정부지출의 3분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기업의 경제활동이 성장과 고용에 직결되므로 가장 중요하다. 기존의 기업투자에 B2B 거래까지 합하면 기업의 연간 총 경제활동은 크게 확대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통계당국이 1년간 경제전체의 생산이나 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소득계정을 작성하며 국내총생산(GDP)을 추정해 발표하고 있다. GDP는 국경 내에서 이뤄진 생산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3면등가(等價)의 법칙에 따라 GDP를 추정하는 데, 국내총소득 국내총생산 국내총지출의 3가지 접근법이 있으며 어떤 접근법을 사용하더라도 결국 모두 동등한 가치로 귀결되도록 GDP가 만들어진다. 나라마다 거의 동일한 접근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GDP는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GDP만으로 기업의 B2B 거래활동을 파악하기 어렵다. 기업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게 되는 것이다. GDP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지표가 GDE(gross domestic expenditure)다. 국내총지출 개념인 GDE의 유용성은 영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으며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GDE 통계를 수년째 발표하고 있다.
GDE 개념의 뿌리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교수(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1931년에 쓴 《가격과 생산》에서 찾을 수 있다. 하이에크 교수는 시카고대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와 함께 몽펠르랭소사이어티를 창설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다. 그동안 후학들이 연구해온 GDE 개념은 근년에 들어 마크 스카우젠 미국 채프먼대 교수가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
스카우젠 교수는 먼저 GO(gross output·총생산) 개념을 만들어 GDP 지표의 약점을 보완했다. GDP가 연간 총소득에 치중한 개념이라면 GO는 연간 총 경제활동에 중점을 둔 새로운 개념이다. GO는 여러 생산단계에 걸쳐 일어나는 기업의 모든 생산활동을 GDP의 민간 기업투자에 합친 개념이다. GO는 GDP 추정에서 중복계산이라고 제외한 ‘총중간재’의 가치를 포함시킨다. 이렇게 해야 기업의 총생산활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스카우젠 교수는 GO 가치에 도매 및 소매 판매액까지 포함시킴으로써 GO를 능가하는 GDE 지표를 개발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3년 GDP 중에서 가계소비는 68.5%, 민간투자는 15.9%, 정부지출은 18.6%, 그리고 순수출은 무역적자이기 때문에 -3%로 GDP에서 가계소비가 월등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의 GDE 구성을 산출한 결과 가계소비는 총지출의 30.8%, 기업투자와 기업 간 중간재판매의 합은 총지출의 62.1%, 정부지출 비중은 8.4%로서 기업의 총지출비중이 가장 크다.
이 연구는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에 중대한 시사점을 준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소비를 늘리려고 정부가 가구당 현금을 지원하거나 세금환급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기업 간 판매지원정책을 써야 가시적인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국도 가계소비 진작만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B2B 거래통계와 GDE 통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선진국처럼 고용과 성장을 위해 적절한 기업활성화 정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김인철 <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성균관대 명예교수 >
한 나라의 거시경제활동은 크게 가계소비, 기업투자, 정부지출의 3분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기업의 경제활동이 성장과 고용에 직결되므로 가장 중요하다. 기존의 기업투자에 B2B 거래까지 합하면 기업의 연간 총 경제활동은 크게 확대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통계당국이 1년간 경제전체의 생산이나 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소득계정을 작성하며 국내총생산(GDP)을 추정해 발표하고 있다. GDP는 국경 내에서 이뤄진 생산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3면등가(等價)의 법칙에 따라 GDP를 추정하는 데, 국내총소득 국내총생산 국내총지출의 3가지 접근법이 있으며 어떤 접근법을 사용하더라도 결국 모두 동등한 가치로 귀결되도록 GDP가 만들어진다. 나라마다 거의 동일한 접근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GDP는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GDP만으로 기업의 B2B 거래활동을 파악하기 어렵다. 기업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게 되는 것이다. GDP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지표가 GDE(gross domestic expenditure)다. 국내총지출 개념인 GDE의 유용성은 영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으며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GDE 통계를 수년째 발표하고 있다.
GDE 개념의 뿌리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교수(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1931년에 쓴 《가격과 생산》에서 찾을 수 있다. 하이에크 교수는 시카고대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와 함께 몽펠르랭소사이어티를 창설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다. 그동안 후학들이 연구해온 GDE 개념은 근년에 들어 마크 스카우젠 미국 채프먼대 교수가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
스카우젠 교수는 먼저 GO(gross output·총생산) 개념을 만들어 GDP 지표의 약점을 보완했다. GDP가 연간 총소득에 치중한 개념이라면 GO는 연간 총 경제활동에 중점을 둔 새로운 개념이다. GO는 여러 생산단계에 걸쳐 일어나는 기업의 모든 생산활동을 GDP의 민간 기업투자에 합친 개념이다. GO는 GDP 추정에서 중복계산이라고 제외한 ‘총중간재’의 가치를 포함시킨다. 이렇게 해야 기업의 총생산활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스카우젠 교수는 GO 가치에 도매 및 소매 판매액까지 포함시킴으로써 GO를 능가하는 GDE 지표를 개발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3년 GDP 중에서 가계소비는 68.5%, 민간투자는 15.9%, 정부지출은 18.6%, 그리고 순수출은 무역적자이기 때문에 -3%로 GDP에서 가계소비가 월등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의 GDE 구성을 산출한 결과 가계소비는 총지출의 30.8%, 기업투자와 기업 간 중간재판매의 합은 총지출의 62.1%, 정부지출 비중은 8.4%로서 기업의 총지출비중이 가장 크다.
이 연구는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에 중대한 시사점을 준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소비를 늘리려고 정부가 가구당 현금을 지원하거나 세금환급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기업 간 판매지원정책을 써야 가시적인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국도 가계소비 진작만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B2B 거래통계와 GDE 통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선진국처럼 고용과 성장을 위해 적절한 기업활성화 정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김인철 <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성균관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