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유력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놓으면서 통신주가 하락세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공약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원(0.81%) 떨어진 24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1일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등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놓은 뒤 3일 동안 3.5%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KT는 2.6%, LG유플러스는 3.0% 하락했다.

이동통신 요금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문 후보에 이어 통신비 인하를 내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공약이 통신업체의 이익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통신주가 약세로 돌아섰다”며 “과거에도 유력 대선후보들이 비싼 이동통신비 인하를 언급할 때마다 통신업체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실현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우 기본요금을 폐지하면 요금이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피처폰 사용자만 기본요금을 폐지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기본요금을 없애면 정부가 주도해 육성한 알뜰폰 시장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개선과 높은 배당 수익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기대 등 그동안 통신주 주가를 밀어올린 요인들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거 공약이 실제 규제로 이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통신주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