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후보 본인은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확정된 뒤 당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는 모습. / 사진=한경 DB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확정된 뒤 당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는 모습. / 사진=한경 DB
16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3%에 그쳤다.

이에 바른정당 내 비(非)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선 완주가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유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 반등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보 사퇴를 건의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투표용지 인쇄 시기인 오는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대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며 "한국당 내 비박(비박근혜)계까지 힘을 합쳐 국회의원 100여명 정도가 안 후보 지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선대위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첫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유 후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반응이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이번 대선이 뭔가 판이 결정돼 버린 것같이 말씀하시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최대한 추격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