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4] 문재인·안철수 '상도동계 영입' 경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충청 민심과 중도·보수층 표심을 잡기 위한 중원 공략에 나섰다. 안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 인사들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찬열 인재영입위원장은 14일 박상규·이상일 전 의원 등 전직 국회의원과 각계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선대위 고문을 맡게 될 두 사람은 최근까지 반 전 총장을 도왔다. 박 전 의원은 충북 출신으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지냈고, 이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정무특보를 지냈다.

안 후보는 최근 대통령에 당선되면 반 전 총장을 외교특사로 임명해 외교 현안을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반딧불이’ 등 반 전 총장의 지지모임이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반 전 총장 지지 인사였던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임성준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을 추가 영입한 것도 중도·보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상도동계’ 인사 영입을 놓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과 경쟁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문 후보 측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에게 구애하고 있다.

김 이사장의 국민의당 합류는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안 후보와 통화하고 직접 만나는 등 얘기가 잘되고 있다”며 “아직 본인이 주변 정리를 좀 하겠다고 해서 이른 시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5선 의원 출신으로 상도동계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를 지냈고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안 지사가 1989년 김덕룡 의원 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인연도 있다. 앞서 안 후보의 경제특보로 영입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도 최근까지 안 지사의 경제자문역을 맡아 정책 조언을 했다.

안 후보는 최근 정책 행보에서도 중도·보수층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안 후보는 “이전 정부의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고, “일자리는 기업과 민간이 만드는 것”이라며 시장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선후보 초청 무역인과의 간담회’에서 “스포츠에서 규칙은 단순화하고 심판을 강화하는 것처럼 국가도 규제는 완화하고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말로만 그친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포지티브 방식 규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네거티브 규제는 기본적으로 허용하되 안 되는 것만 명시하는 규제를 의미한다.

김기만/조미현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