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대선' 5당 대선후보 확정] 대선 레이스 3대 변수…비문 단일화 · 호남 민심 · 보수층 표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3주째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 지지율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40~50%를 웃돌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 30%대 중반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대선까지 남은 34일간 각종 변수로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문’ 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비문(비문재인) 후보 간 단일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순회경선을 거치며 ‘안풍(安風)’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안 후보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또는 제3지대 후보와의 ‘비문 후보단일화’로 문 후보와 양자구도를 형성한다면 승부는 예측불가의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다자구도에서 문 후보에게 뒤지던 안 후보가 홍 후보를 포함한 3자구도에선 문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고, 양자구도에선 때때로 문 후보를 역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홍·유 후보가 먼저 단일화하고 그 이후 안 후보와 단일화하는 ‘단계적 단일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안 후보가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나 밴드왜건 효과(유력주자 쏠림 현상)로 문 후보를 압도할 수도 있다. 문 후보가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다.

◆호남의 선택은

민주당의 과거 텃밭이자 국민의당의 현재 텃밭인 호남 민심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도 또 다른 대선 변수다. 2012년 당시 확실한 정치 세력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안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당 창당 직후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석권하는 등 정치권 입문 4년 만에 호남이라는 확실한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국민의당에 밀려 호남지역 총선에서 참패했던 문 후보 역시 지난달 말 호남 순회 경선에서 60.2%의 지지를 받으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호남 표심은 문 후보(지지율 46%)와 안 후보(37%)를 놓고 고민 중인 모습이었다. 정권 교체 열망이 강한 호남 민심이 대선 막판 어느 후보에게 표를 줄지가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표심 향배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보수층 표심의 향배도 변수다. 홍 후보는 “보수층이 뭉치면 3자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물론 안 후보가 보수 후보들과 손을 잡아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 안 후보는 최근 박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을 한 데 이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영입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와 보수 후보 간 연대가 성사되면 중도층이 안 후보로부터 이탈해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평균 22%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합계 지지층이 안 후보가 아니라 문 후보에게 쏠릴 수 있다는 점도 안 후보의 고민거리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