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역사박물관서 '안중근 옥중 유묵'전
지난해 경매를 통해 100여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안중근 의사(1879~1910)의 붓글씨 ‘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사진)’가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23일부터 5월28일까지 여는 ‘동포에게 고함: 안중근 옥중 유묵’ 전시회에서다.

역사박물관은 안 의사의 순국 107주기(26일)를 맞아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는 ‘황금 백만냥도 자식 하나 가르침만 못하다’는 뜻. 《명심보감》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유묵(遺墨)은 안 의사가 순국하기 직전인 1910년 3월께 중국 뤼순 감옥에서 썼다. 글씨 옆에 약지가 잘린 안 의사의 왼손 손도장이 찍혀 있다. 뤼순 감옥의 경수(警守) 계장이던 나카무라가 갖고 있다가 일본인 소장자를 거쳐 지난해 경매에 나왔다.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지난해 일본인 고마쓰 료에게 기증받은 ‘志士仁人 殺身成仁(지사인인 살신성인)’ 유묵도 나온다.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뜻이다. 독립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겠다는 안 의사의 각오가 담긴 작품이다.

이 밖에 ‘國家安危 勞心焦思(국가안위 노심초사)’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 등 보물로 지정된 안 의사의 유묵 5점이 함께 전시된다. 안 의사의 공판 모습을 묘사한 화첩, 당시 사용된 공판 방청권 등도 볼 수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