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 박상재 기자 ] 소비자가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합적이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것 뿐만 아니라 연비가 높아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정부의 배기가스 등 환경규제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사진)를 지난 8일 타봤다. 고속도로와 시내 등을 200㎞가량 달렸다. 월등한 연비와 부드러운 주행성능이 인상적이다.

◆ 부드러운 주행성능, 패밀리카로 '딱'

프리우스는 도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차를 움직여 연료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카로 출시된 뒤 친환경차 진영 강자로 군림해왔으며 지난해 3월 말엔 경량화한 4세대가 국내시장에 나왔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차량 구동이 가능함을 알리는 경고음 외에 엔진 소음이 없다. 하이브리드카답게 특유의 정숙성이 느껴졌다. 기어를 주행모드(D)에 놓아도 실내가 조용하다. 다만 프리우스 특유의 기어 레버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시속 100㎞까지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이 구간 가속 성능도 좋아 일상생활에서 운전하기 편리하다. 프리우스는 1.8L 가솔린 엔진, 무단변속기에 전기모터를 더해 122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전륜)는 제동력이 강하다. 이 브레이크는 냉각이 잘 돼 수명이 길고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실제 주행 중 급정거를 반복했는데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속도를 더욱 높여봤다. 시속 85㎞ 구간부터는 노면 소음이 여과 없이 실내로 들어와 다소 불편하다. 동승자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130㎞ 이후로는 풍절음(바람이 차를 긁고 가는 소음)도 커진다.

프리우스의 성격과 장착된 무단변속기 등을 감안하면, 고속 주행보다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는 패밀라카로 적합했다.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 압도적 연비, 독특한 디자인은 걸림돌

프리우스는 휘발유 1L로 21.9㎞를 달릴 정도로 연비 효율이 높다. 도심 연비는 22.6㎞/L로 더 월등하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한다면 웬만한 디젤 모델보다 경제적인 것.

시승하는 동안 혼잡한 서울 시내 출퇴근길을 골라 프리우스를 직접 몰아봤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실주행 연비가 22.7㎞/L가량 나왔다. 200㎞가 넘는 거리를 다녔지만 연료 게이지가 떨어지지 않아 경제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도심 혼잡통행료,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등도 매력적이다.

프리우스는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등 전반에 걸쳐 크기를 줄이고 경량화가 이뤄졌다. 또 공기저항 억제를 통해 고연비를 달성했다.

다만 패밀리카답지 않은 독특한 외부 디자인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걸림돌이다. 프리우스는 사람의 기억이나 직감으로 한눈에 알 수 있는 디자인을 컨셉으로 개발됐다. 이에 조각칼로 깎아낸 듯한 날카로운 요소가 곳곳에 눈에 띤다. 그러나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디자인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곳저곳에 두른 하얀색 장식은 친환경 자동차를 타는 느낌을 살린다.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 위에 자리한 계기판은 간결해 시안성이 높고 운전자의 집중도를 높인다. 그 아래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편리해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한편 프리우스는 지난해 2161대가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격은 트림별로 3270만·3920만원이다.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박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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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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