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참사 당일 朴대통령 미용 시술 여부 미확인"
오후에 머리 손질한 이유 의문…靑행정관 "아침에 외출 가능한 상태"


세월호가 침몰한 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둘러싼 의혹은 특검 수사로도 규명되지 못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15일 저녁부터 세월호 참사 발생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경까지 무엇을 했는지, 그 사이에 불법 미용 시술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6일 '최순실 게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정기양 연세대 의대 교수,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등 박 대통령에게 미용성형 시술을 한 의사들과 역시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의 세월호 참사 당일과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특검팀은 정 교수가 4월 15일 오후부터 2박 3일간 학술대회 참석차 광주에 머물렀고 김상만 원장은 4월 16일 오전 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 천안의 골프장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침몰 당일에 골프를 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압수수색 불발로 대통령 관저 출입자 내역을 확보하지 못했고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지 못해 더 구체적인 부분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영재 의원에 있던 4월 16일자 진료기록부의 김영재 서명이 다른 날짜 서명과 다르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대검찰청 문서 감정실에 필적감정을 의뢰했으나 판정불가('동일인의 필적이 아니라고 보고 어렵다')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영재 의원 측은 애초에 4월 16일에 휴진했다고 설명했다가 의약품 관리대장에서 이날 프로포폴을 쓴 기록이 나오자 김 원장이 오전에 병원에서 잠시 장모에게 간단한 시술을 하고 골프장으로 갔다고 해명했으며 이후 차트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시술을 받은 시기와 관련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전문가 단체는 세월호 참사 직후 촬영한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서 성형 시술의 흔적이 보인다는 의혹과 관련해 시술 시기가 세월호 침몰일 전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실을 삽입하는 수술(리프팅) 후 17일 드레싱을 하고, 화장을 가린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했고, 21일에는 드레싱을 제거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며 "시술을 했다면 15일 이후 17일 이전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특검에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미용사 자매가 세월호 침몰 전날 청와대 측으로부터 '내일은 오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은 점에 비춰볼 때 4월 16일 박 대통령이 미용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지만, 대면조사와 압수수색이 무산돼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밝혔다.

특검팀은 김영재 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보톡스나 필러 등 피부미용 시술을 한 날과 미용사 자매의 청와대 출입 시기를 대조해보면 미용사 자매가 시술 당일 또는 그 다음 날은 청와대에 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청와대 측이 애초 계획과 달리 4월 16일 오후 2시께 미용사 자매에게 청와대로 오라고 급하게 연락했고 이들 자매가 평소보다 짧은 시간에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마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한 차례만 머리 손질을 받았으며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 등으로 머리가 헝클어졌기 때문에 이날 오전과 오후 2차례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긴급한 상황에서 굳이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손질한 이유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올해 1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9시 무렵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으며 당시 박 대통령의 화장과 머리 손질 상태가 외부에 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이보배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