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사진 변성현 기자
헐크. 사진 변성현 기자
상하이 상강 공격수 헐크에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남다르게 기억될 것 같다.

헐크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C 서울과 상하이의 경기에서 ‘잔디 위에 가장 많이 누웠던 선수’다.

눕고 싶어서 누운 것은 아니다. 이날 헐크는 서울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하지만 헐크가 넘어질 때마다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흥분한 헐크는 손으로 땅을 내리치는 등 판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심판에게 어필하는 황선홍 감독을 향해 못마땅하다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는가 하면 전반 33분 서울 수비수 곽태휘에게 걸려넘어진 뒤엔 아예 삿대질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독이 오른 그에게 골이 약이 됐을까. 헐크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뒤 얌전해졌다.

헐크는 경기가 끝난 후 “판정이 불합리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면서 “나는 언제나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동료 오스카가 옐로카드를 받고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경기 중 벌어지는 일들은 선수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라운드에 가장 많이 넘어졌던 선수답게 잔디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헐크는 “운동장 상태가 좋지 않아 밸런스가 무너지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힘든 경기였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