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남 독살] "김정남 피살, 북한 정권 잔학성 그대로 보여줘"
정부는 15일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고위당정협의회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외교·안보 위기 대응태세를 논의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사진)은 이날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황 대행은 “정부는 이번 사건이 심히 중대하다는 인식 하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무모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발적 행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대북 정보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나가도록 했다. 또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회의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황 대행은 정치권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황 대행은 “정치권에서도 안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안보에 관한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지원해주기 바란다”며 “한 틈의 안보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법안 추진과 정책 협의 과정을 통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행은 “외교·안보부처는 국제사회와 함께 특단의 각오로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김정은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치와 주요국의 독자제재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해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행은 이날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요 탈북인사의 신변 경호를 강화했다. 경찰청은 이날 “주요 탈북인사에 대해 신변 위협 가능성 정도에 따라 신변보호팀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다.

장진모/김동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