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jpg
44.jpg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낡은 틀 깨고 헌법 고쳐서 승자 독식하고 승자가 제왕적 대통령 되는 권력구조 바꿔야된다"며 "수명 다한 5년 대통령제 폐지하고 분권 협치하는 새로운 대통령제 틀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유력주자는 개혁할때지 개헌 아니라고 하는데 지금 개헌보다 중요한 개혁 어디 있나"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반 전 대표는 "분권형 권력구조 만들기 위해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한다. 총대선 맞지 않은 많은 비효율 해결 위해서도 2020년 동시 시작해야 하며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도 받아들일 용의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약.

--개헌 추진에 필요하다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날 용의 있나.

▲필요하면 만날 용의가 있다. 각 당의 정치 지도자들도 제가 예방을 하든지 해서 만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동안 김종인·손학규 등 여러 정치인을 만났다. 오늘 이렇게 공개 제안한 건 그분들과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인가.

▲어떤 패권·패거리 정치를 몰아내야겠다, 이런 데 대해서는 그분들도 공감했다. 제가 민주당 대표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다른 분들도 전부 공감했다. 정치에 몸담고 있지 않은 장외 정치인들까지도 공감했다.

--'개헌협의체'를 주도하겠다는 것인가.

▲제가 개헌에 동력을 집어넣겠다고 해서 개헌추진협의체를 구성하자고 하는 것이다. 누가 주도하든 간에 제가 제의를 했으니 협의해나갈 것이다. 제가 이주영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과도 한 번 통화했고 이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한 번 만나보려고 한다.

국회에 개헌특위가 공식 설치돼 있기 때문에 거기서 주도하고 저는 여기서 어떤 동력을 계속 불어넣어 줄 것이다.

-- 그러나 어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같이 가기 어렵다고 했다. 개헌협의체 추진이 어렵지 않겠나.

▲그건 앞으로 창당이나 다른 어떤 정치적 진로에 있어, 그분이 보는 시각은 제가 만나는 또는 저의 캠프에 있는 분들을 보고 말씀한 거지 이런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 같이 가기 어렵다고 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선 전 헌법을 개정하는 일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선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개헌안이 준비되면 저는 대선을 하면서 그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도 있다고 본다. 또 다른 계기에 별도로 국민투표에 부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문가들이 다시 협의가 가능할 것이다.

--애초 대선 전 개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바꾼 배경은.
▲대선 전에 하면 좋지만 만약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취임 후에, 대선이 끝난 후에 6개월 또는 1년, 기간을 정해서 꼭 실현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당시에는 거두절미하고 '대선 전에 불가하다'고 보도된 것으로 안다.

--지금의 조기대선 정국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인데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에서 민심을 직접 들은 후에 해법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

▲광장의 민심으로 표현되는 국민의 여망은 '이제까지 잘못된 정치로 인해 쌓이고 쌓인 적폐를 그냥 확 바꿔라' 이런 뜻이다. 우리 역사상 불행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또다시 탄핵소추를 받는 데까지 온 것은 참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지나면서 보니 이 광장의 민심이 초기에 그런 순수한 뜻보다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 다른 요구들이 많이 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면은 좀 경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가 좀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촛불민심이 변한다고 느꼈나.

▲ 플래카드라든가 외치는 구호 이런 것이 제 생각에는 다르다. 저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TV 화면이나 이런 것을 보면 달라지고 있다.

--'빅텐트'를 치기에는 지지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지율 부족한 것과 제가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지지율이란 것은 그때그때에 따라, 또 국민의 반응이 이제 달라지는 것이다. 앞으로 제가 하는 것에 따라 국민 신임 여부와 지지 여부도 달라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언론 인터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한 것을 정당 대표들이 비판 성명한 것을 저도 봤다. 저는 정당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 해서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저는 지금 현재 직무 정지된 상황에서 바람직스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