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운보 김기창 '해녀'
1936년에 완성한 ‘해녀’는 전남 목포 바닷가에서 작업하는 네 명의 해녀 모습을 서정적 붓질로 잡아낸 걸작이다. 운보는 이 그림을 준비하는 데 3~4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고 한다. 해녀를 스케치하기 위해 한겨울에 목포를 찾았고, 배경이 될 푸른 바다를 사실감 있게 잡아내기 위해 함흥 앞바다의 기암절벽에서 며칠 동안 눈을 맞으며 은거했다. 살아 숨쉬는 듯한 파도의 율동과 순진무구한 인간의 감성을 대조적으로 조율한 게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 그림은 작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시작가의 세 배에 달하는 3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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