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지금 IPO '로그인' 중
게임업계에 기업공개(IPO)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시가총액이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넷마블게임즈가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인 데다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인기 모바일 게임 ‘히트’를 만든 넷게임즈와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을 개발한 펄어비스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모처럼 부는 IPO 바람이 침체된 게임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 시가총액 10조원 넘기나

카카오게임즈 ‘프렌즈팝콘’
카카오게임즈 ‘프렌즈팝콘’
올해 IPO에 도전하는 게임회사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16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 중순까지 증권신고서 제출 및 기관 수요예측, 공모 청약 등 절차를 거쳐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융업계와 게임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부분은 넷마블의 기업 가치다. 지난해 말까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시가총액을 5조~7조원 사이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4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내면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레볼루션은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13일 누적 매출 206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포켓몬고’의 첫달 매출 2억650만달러(약 2400억원)와 맞먹는 대기록이다.

레볼루션 흥행 영향 등으로 넷마블의 지난해 잠정 실적도 큰 폭으로 뛰었다. 매출은 2015년보다 40.0% 증가한 1조5029억원, 영업이익은 29.9% 늘어난 2927억원을 올렸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5년간 61%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과가 반영되면 시가총액이 최소 7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넷마블 실적은 매출 2조6000억원, 영업이익 8260억원, 순이익 6442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상장 후 적정 시가총액은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수준인 10조~12조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넷마블이 게임 개발사 인수 등 외형을 늘려서라도 시가총액 10조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선다면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 30위권 안에 진입하게 된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시가총액 약 6조8600억원)를 제치고 게임업계 1위에 올라선다. 정보기술(IT)업계 전체로 따져도 네이버에 이어 2위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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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하반기 상장 준비

카카오가 지분 69%를 보유한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는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최종 작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팝콘 등 카카오톡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게임과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자회사 펄어비스 개발) 등 여러 히트작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스마트TV,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다중 플랫폼 게임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VR게임인 VR골프를 세계적 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오큘러스 스토어에 출시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이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 측에서 증권사에 제시한 기업 가치는 5000억원이다.

넷게임즈 ‘히트’
넷게임즈 ‘히트’
글로벌 1300만 다운로드를 넘긴 모바일 게임 ‘히트(HIT)’를 개발한 넷게임즈도 상반기 상장 가능성이 있다. 넷게임즈는 지난해 10월 엔에이치스팩9호와의 합병 상장을 결정하고 거래소의 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심사를 통과한다면 이달 말~2월 초에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 뒤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약 2500억원이다. 넷게임즈가 개발한 히트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리니지2’와 ‘테라’ 제작을 지휘한 노련한 개발자다.

유럽에서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넘긴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검은 사막의 개발사 펄어비스는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펄어비스의 기업가치는 장외 주가 기준으로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올해 말 시가총액 2조~3조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올해 목표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70%에 달한다”며 “목표 실적을 달성한다면 2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