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책 배달은 기본, 한강 조망에 웹툰 작가 특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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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구립도서관이 달라졌어요~
마포구, 청사 12층에 하늘도서관
한강 야경 입소문에 78만명 방문
성북·관악·은평구 'U-도서관'
지하철역 무인기기로 책 대여
"공공도서관 질적 개선 계속돼야"
마포구, 청사 12층에 하늘도서관
한강 야경 입소문에 78만명 방문
성북·관악·은평구 'U-도서관'
지하철역 무인기기로 책 대여
"공공도서관 질적 개선 계속돼야"

구립도서관이 변신하고 있다. 낡은 책상과 손때 묻은 책들, 열람실을 가득 채운 수험생과 매점에서 파는 라면 등 종래 우리가 알던 도서관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야경 명소로 떠오른 도서관부터 만화 마니아들의 성지(聖地)가 된 곳까지 시민들이 인터넷 블로그에 방문을 ‘인증’할 정도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출퇴근길 지하철역에 마련된 자동기기를 통해 자유롭게 원하는 책을 빌려보는 ‘공간파괴’ 도서관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진화하는 구립도서관
![[구청 리포트] 책 배달은 기본, 한강 조망에 웹툰 작가 특강까지!](https://img.hankyung.com/photo/201701/AA.13103626.1.jpg)
하루 1000명이 넘는 시민이 426㎡ 크기의 하늘도서관을 찾는다. 2015년 마포하늘도서관을 찾은 방문자 수는 78만4000여명. 면적이 5배나 넓은 동작도서관이나 구로도서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가장 오기 편한 곳을 도서관으로 꾸민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업이 바빠 도서관을 찾기 힘든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책을 배달하는 구청도 있다. 성북구는 시장 상인이나 대형마트 직원 등을 위한 책배달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월 2회 정릉도서관은 근처 재래시장인 아리랑시장을, 달빛마루도서관은 인근 이마트와 상가를 각각 돌며 예약받은 책과 맞춤형 추천도서를 배달한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책배달 서비스로 상인 200여명이 한 해에 1000권 정도를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지하철역에 설치된 책 대출 반납 시스템을 통해 출퇴근길에 쉽게 책을 빌려볼 수 있게 한 ‘U-도서관’ 역시 인기다. 도서관이 시민에게 찾아간다는 점에서 책배달 서비스와 같은 맥락이다. 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를 신청하면 2~3일 내에 자신이 선택한 지하철역 무인 대출·반납기로 책이 배달된다. 성북구(7곳) 관악구(5곳) 은평구(3곳) 등이 활발하게 시행 중이다.

“내실 있는 도서관 늘려야”

하지만 도서관별 방문자 수나 대출도서 수는 오히려 줄었다. 국가도서관통계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서울 시내 작은 도서관 세 곳 중 한 곳(861곳 중 307곳)이 하루 10명도 찾지 않은 채 방치됐다.
한 구청 관계자는 “도서관 지원 정책으로 도서관의 절대적 개수를 늘렸지만 도서관 향유층을 늘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일선 구청들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느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 도서관 변신의 발단이 됐다.
전문가들은 내실 있는 도서관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기영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좋은 도서관인 것은 아니다”며 “공공도서관의 질적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 구은서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