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대기업 회장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검팀은 지난 주말 브리핑에서 출국금지 해제 시점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특검은 70일간 수사를 예고하고 있어 그룹 총수들은 자칫 두 달 넘게 국내에 발이 묶이게 된다.

하지만 특검이 “당장 소환 계획은 없다”며 소환 일정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출국을 금지하는 건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 총수들은 새해 사업계획도 제대로 못 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긴급한 해외출장도 사실상 막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1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등에도 갈 수 없게 됐다.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결산 이사회 불참 가능성이 커졌다. 이래저래 기업 경영에 이미 차질이 생기고 있다.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에게 출국금지를 검토 중인 점도 그렇다. 피의자도 아니고 참고인 신분인 데다 해외연수 중 귀국한 사람을 출국금지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막무가내식 수사는 곤란하다. 이들이 도망이라도 간다는 것인가. 아니 원천적으로 들어야 할 말이 또 남아 있기라도 하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