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의 한 전방부대에서 근무할 당시 후임병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대학생이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후임병은 지난 2월 초소에서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김현덕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씨(22)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말께 강원도 철원의 한 전방부대에 근무할 당시 GP(최전방 소초) 세면장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후임병 B 일병을 2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같은 달 경계 근무가 미숙하다며 초소에서 총기로 B 일병을 구타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군에 입대해 소속 부대에 배치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해자는 선임병들의 계속된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자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의 유족들이 강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초범이고 피고인의 폭행이 피해자의 사망에 미친 영향이 직접적이고 유일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벌금형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초소에서 B 일병을 폭행한 혐의와 관련한 사건은 검사와 변호인 측의 동의를 얻어 군사법원으로 이송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A씨가 전역하면서 군사법원에 있던 폭행 및 초병폭행 사건이 모두 인천지법으로 이송됐다"며 "재판부가 초병폭행 사건은 군사법원에서 판단하는 게 옳다고 보고 두 사건을 분리해 폭행 사건만 선고했다"고 말했다.

군 형법에 따르면 초병폭행죄를 저지르면 기소 당시 군인 신분이든 전역했든 신분과 관계없이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갖는다.

A씨 외 나머지 가해 선임병 3명은 올해 6월 모 군단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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