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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발효 1년 한·중 FTA, 양국 경제협력의 백년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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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 수출 버팀목 역할한 한·중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에 더 큰 기대
    양국 우호 강화하는 연결고리 돼야"

    우태희 <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
    [기고] 발효 1년 한·중 FTA, 양국 경제협력의 백년대계
    올 한 해는 세계 경기 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수출 여건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커질수록 한국 수출의 백년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도 1년이 됐다. 그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한·중 FTA는 양국 경제협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우리 대중(對中) 수출의 감소폭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중 FTA 발효 이후 우리의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10.9% 감소했으나, FTA 혜택 품목 수출은 감소폭이 전년 대비 4%에 그쳤고, 전체 대중 수출 물량도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FTA를 통한 양국 간 48시간 내 신속통관체제가 마련돼 전체적으로 중국 수출 통관여건도 개선됐다. 그나마 한·중 FTA가 발효돼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교역 여건 속에서도 2013년부터 유지해 온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낼 수 있었다. 또 FTA 발효 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됐던 중국산 농산물 수입은 전년 대비 2.1% 줄었다. 오히려 삼계탕과 쌀의 중국 수출이 시작돼 우리 농식품의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2.8% 늘어났다. 이 밖에 한류와 연계된 화장품, 의류, 유아용품 등 소비재의 대중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으며,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전자상거래 수출도 127% 증가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품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농산물, 소비재 등 새로운 수출 품목의 선전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중 FTA는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증가, 지방 간 경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중국의 대한 직접투자는 8.5% 늘었다. 투자 분야도 과거 부동산 위주에서 고급 소비재, 문화 콘텐츠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자본과 유통망에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가 늘어나고 있다.

    양국 지방경제협력 시범지역인 인천과 웨이하이는 각각 상대 지역에 대표사무소를 개소했다. 두 도시는 지난달 한·중 FTA 지방경제협력 포럼을 공동 개최하는 등 양국 지방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중 산업협력단지로 지정된 새만금에 대중 수출기지 마련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유명 소재 기업 도레이는 새만금에 3000억원을 투자해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공장을 마련했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서비스·투자 및 정부조달 분야 후속 협상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 기회의 추가 확대 가능성이다. 한·중 FTA는 발효 후 2년 내에 네거티브 방식에 기반한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한·중 FTA는 가입 조항을 둬 북한, 대만, 홍콩, 마카오 등 별도 관세영역의 협정 가입 가능성을 남겨둬, 협정의 효과가 더욱 확대되고 나아가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될 가능성도 기대된다.

    수출 여건이 어려워질수록 양국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민간에서 한·중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 양국 경제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면 한·중 양국의 선린우호 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한·중 FTA가 양국의 경제관계 소통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연결고리이자 양국의 50년, 100년을 생각하는 백년대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 속담에 ‘술 향기는 깊은 골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酒香不怕港子深)’란 말이 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좋은 것은 널리 알려진다는 뜻이다. 해가 갈수록 한·중 FTA가 어려운 양국 관계를 풀어내는 잘 빚은 술 향기처럼 퍼져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우태희 <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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