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을 넣은 아르헨티나 출신 클럽아메리카 공격수 실비오 로메로/ 사진= 연합뉴스
2골을 넣은 아르헨티나 출신 클럽아메리카 공격수 실비오 로메로/ 사진= 연합뉴스
[유정우 기자] 역시 껄끄러운 상대였다. 프로축구 K리그 전북현대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K리그 전북현대가 11일 오후 4시 일본 오사카 스이타 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라운드 경기에서 북중미 강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에 1-2로 패해 준결승행이 좌절됐다.

전반 23분 김보경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북은 후반들어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후반 13분과 29분, 아르헨티나 출신 상대 공격수 실비오 로메로의 연속골에 무너졌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전반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김신욱과 에두를 투톱으로 박원재와 김보경, 정혁, 이재성, 김창수 등 5명의 미드필드를 세운 전북은 경기 초반 중원을 압박했다. 투톱과 미드필더 간의 간격을 줄이면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3-5-2' 포메이션으로 나선 전북의 첫 골은 '김신욱-박원재-김보경'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에서 나왔다. 전반 25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김신욱이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왼쪽 측면을 파고든 수비수 박원재에게 연결, 돌파에 이은 박원재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김보경이 수비수 3명을 앞에둔 채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전북은 교체 없이 후반전을 맞았다. 후반 시작 15분이 경기 흐름을 돌려놨다. 전북은 후반 13분 '경계대상 1호'로 손꼽히던 실비오 로메로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느슨한 수비에서 나온 센터링이 빌미가 됐다.

동점골 이후 공격 전환시 잦은 패스미스를 범하는 등 전북의 집중력은 크게 떨어졌다. 마음이 조급해진 전북은 김신욱을 활용,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한 포스트 플레이로 공세를 펼쳤지만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되려 중원과 공격수 간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수차례 기습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역전골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29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실비오 로메로의 오른발 슛이 김신욱의 허벅지를 맞고 들어갔다. 역전 골이자 결승 골 이었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도 컸다. 전북은 이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었던 골키퍼 권순태와 브라질 용병 로페즈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후반 전북은 레오나르도와 이동국 등 공격수를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추가골을 만들어 내는데는 실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빅 매치'도 기회를 잃었다. 이 대회 출전전 전북 선수단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스타와의 일전을 고대하며 휴가도 반납한채 훈련에 매진했다.

경기가 열린 오사카 스이타경기장에는 경기시작 2시간여 전부터 양 팀 서포터즈가 경기장내 광장에 집결해 북적였다. 경기중엔 '아시아 챔피언' 전북을 응원하게 위해 경기장을 찾은 서포터즈와 교민 등 300여명이 "최강 전북" 등을 연호해 아쉬움을 더했다.

이로써 전북은 오는 14일(수)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장소를 요코하마로 옮겨 가시마 엔틸러스(일본)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간 경기의 패자와 5, 6위전을 치르다.

오사카(일본)=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