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떨군 '간판 매니저'] 대차잔액 '뚝'…연말 '쇼트커버링 장세' 오나
미국 주식시장 상승에도 한국 코스피지수는 지루한 횡보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연말엔 ‘쇼트커버링 효과’에 따른 ‘산타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재료다. 올해는 공매도 대기자금인 주식 대차(대여)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파급력이 더 뚜렷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주식 대차 잔액은 55조7887억원으로 한 달 새 5조5648억원 감소했다. 올해 60조원을 웃돌았던 대차 잔액이 55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보는 주식 대차 잔액이 줄어드는 현상은 기업들의 결산일이 대부분 12월에 집중돼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공매도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줘 대여 수수료를 얻은 기관들은 이달 15일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주식을 돌려받아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려 한다. 연말에 배당수익을 얻기 위해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오는 14일 이후부터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인 28일 사이에 쇼트커버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3.2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쇼트커버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대차를 제공하는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종목 △낙폭이 컸던 고배당 종목 △대차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 등을 꼽는다. 우선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면서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으로는 한화테크윈 LG하우시스 대림산업 한섬 엔씨소프트 등이 있다. 최근에 공매도 물량이 급증해 쇼트커버링 효과가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배당주 중 주가 하락폭이 큰 종목은 한국전력 KT&G 등이다. 대차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