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6일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한 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6일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한 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는 6일 “탄핵이 가결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비상시국위는 흔들림 없이 탄핵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야당 일각에서 탄핵을 부결시키기 위한 시도가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탄핵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해 ‘탄핵 찬성’ 명단을 공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재경 의원은 “탄핵 표결 후에 있을 논란에 대비해 (우리가) 명백하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줄 자료도 준비하려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4월 조기퇴진은 국민으로부터 거부당한 것으로 본다”며 “난국을 풀어가는 해법은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것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못 박았다. 비박계를 결속시키고, 탄핵 부결 시 책임 논란을 비켜가기 위한 것이다.

비박계는 탄핵안 가결을 위한 찬성표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폈다. 이들은 계파색이 옅은 친박(친박근혜), 중립 성향 의원들에게 전화 등을 통해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탄핵 찬성 의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찬성 의원이 230명 정도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회동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는 9일 예정된 탄핵 표결에서 자유투표하기로 확정했다. 의총에선 탄핵 표결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은 무산된 것이다. 비박계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의 인식이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탄핵 절차 이후 대통령 즉각 하야를 주장하겠다는 야당에 대해선 강력 반발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입장 자료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촛불 민심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거리·선동 정치를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표는 선동이 심하다. 문 전 대표가 주도하는 인치(人治)보다 헌법과 법률에 의한 법치를 수호하고 지키는 의지를 갖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 통과 이후 물러나기로 했던 정 원내대표는 리더십 공백 상황을 우려해 당이 안정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키로 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