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4조원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기 위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8일 1조692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4조300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 22일 한국투자증권은 1조원에 가까운 중간배당금을 한국금융지주에 지급했다.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주배정 증자 참여를 위한 선제적 자금 확충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증자는 단순한 중개업무 기반의 증권업을 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기업금융(IB) 및 실물경제의 자금공급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라며 "이는 금융당국이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2016년 8월 초대형 IB 육성 방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한국형 IB'의 청사진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올 8월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 이상 등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혜택을 주는 '초대형 IB 육성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게는,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1년 이내의 어음 발행 업무를 허용키로 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발행어음과 법인 외국환 업무 등의 신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특히 발행어음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파생결합증권(ELS·DLS) 등 기존 자금운용 상품 대비 운용제약이 완화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최근 4% 지분을 인수한 우리은행, 내년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증자를 통한 새로운 금융사업, 카카오뱅크의 네트워크, 우리은행의 전국적 판매망 등 각사의 강점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도전 DNA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또 한번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나아가 국민의 자산 증식에도 크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